'전략적 제휴와 홀로 생존, 대백의 선택은'
신세계 백화점의 대구 진출이 구체화되면서 대구백화점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와 현대에 이어 유통 업계 '빅3'중 가장 늦게 지역에 진출하는 신세계가 10여 년간 파트너십을 맺어온 대구백화점과 제휴를 통해 시장 장악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신세계는 최근 대구 진출 교두보인 동대구역세권 사업자 컨소시엄 구성을 앞두고 대구백화점의 지분 참여를 제안한 상태다.
동대구역세권 사업은 동대구역 동편 부지에 환승센터를 건립하는 사업으로 신세계가 사업자로 선정됐으며 2014년까지 5천억원의 민간 사업비를 투자해 백화점과 국제회의장 등 부대 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신세계 관계자는 "대구백화점과는 업무 제휴를 맺어온 파트너 회사며 동대구역세권 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대구백화점의 협조가 필요한 과제"라며 "언제든 제휴할 자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유통업계에선 신세계가 지역 시장 진출에서 대백과 제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빅3 중 가장 늦게 대구에 진출해 시장 장악력이 떨어지는 만큼 유일한 '토종 업체'인 대구백화점과 제휴를 한다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백은 보수적이고 충성심이 강한 40대 이상 고객 상당수를 갖고 있다"며 "신세계가 대백과 제휴해 외지 기업 이미지를 불식시킨다면 상당한 시장 선점 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세계의 유혹에 대구백화점의 입장은 아직은 '냉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백 고위 임원은 "대구백화점은 대구의 자존심이다. 신세계와 선의의 경쟁을 통해 마지막 남은 대구 유통의 자존심을 지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백화점이 이랜드에 매각되면서 토종 유통업체로선 유일하게 남았지만 시장 장악력이 상당한만큼 향후 독자 생존에는 문제가 없다는 자신감이다.
대백의 '독자 생존' 입장이 확고하지만 업계는 대백이 현재보다는 신세계와의 제휴 강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 대백은 지난해 10월 신세계와 업무 제휴를 3년 더 연장했다.
특히 롯데에 이어 현대와 신세계 벡화점이 문을 열고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하면 '독자 생존'이 힘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명품을 지향하는 현대백화점과 신세계 백화점이 대구에 본격 상륙하면 대백프라자의 시장점유율 하락은 불가피한 상황을 맞을 것"이라며 "그러나 신세계 백화점과 지분 참여 등을 통해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한다면 '바잉 파워' 등 거대 백화점의 횡포에 휘둘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백과 신세계는 2002년 상호 업무제휴를 통해 대백이 상품 매입 시 신세계와 동일 조건으로 통합 발주하고 신세계 로고와 포장물, 인쇄물 등을 사용토록 해왔다. 또 임원급 인력을 상주시켜 마케팅 등 경영고문도 해왔다.
이에 따라 대구백화점이 어떤 방법을 통하던지 동대구환승센터에 일정 지분을 투자할 가능성이 높고 신세계와 '윈윈'의 길을 선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 대구 백화점 유통 시장은 수성구 상권을 기반으로 한 신세계와 대백프라자와 그리고 반월당 상권의 현대백화점과 동아백화점, 대구역 상권의 롯데백화점으로 굳어질 개연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 동대구복합환승센터=
동대구복합환승센터는 동대구역 남쪽에 5천억원이 투자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KTX, 고속버스, 시외버스, 도시철도, 시내버스 등 모든 대중교통 수단을 모아 환승 체계를 갖추는 사업이다. 대구시는 2008년 7월 '기본 구상 및 타당성 조사 용역' 발주를 시작으로 이 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지난해 정부가 전국 주요 역세권을 대상으로 국가기간복합환승센터 지정을 추진하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현재 지역의 동우 이앤씨를 비롯해 서울의 신세계백화점 등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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