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달성고 14대 총동창회장 '이색 제안'

입력 2011-02-07 10:44:17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여러 모임이나 조직이 있지만 동창회만큼 끈끈한 정과 유대감을 지닌 모임이 또 있을까요. 앞으로는 동창회를 단위학교별 모임으로만 여길 게 아니라 지역을 아우르는 통합동창회로 발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지난달 15일 달성고등학교 14대 총동창회장에 취임한 이상호(51) 금농트로닉스㈜ 대표.

그는 각 학교별 동창회가 합심해 '대구시통합동창회'(가칭)를 결성한다면 계(契) 모임과 같은 동창회를 지양하고 지역사회와 교육에 보탬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각 학교마다 운영위원회가 있죠. 여기에 각 동문들이 선배이자 학부모로서 애정을 갖고 참여하고 학습과 급식 등에 관해 공동 의견을 현실화시킨다면 공교육의 기능은 훨씬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회장은 통합총동창회의 구성이 당장 어렵다면 구·군별로 가까운 학교끼리의 연대를 통해 점진적인 통합을 이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달성고 총동창회는 올해 안에 대구시 서구 소재의 모교와 가까운 원화여고 총동창회와의 연대를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

공교육의 침체는 정부나 교육청의 한계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각 학교 동창회가 직접 나선다면 공교육이 더 활성화될 수 있다는 것이 이 회장의 생각이다.

"자율형공립고로 전환할 때 동창회나 학부모 측이 일정액의 지원금을 모교에 낼 경우 동창회 등이 도너(Donor)로서 학교운영에 일정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 경우 통합동창회에서 함께 고민하고 또 합의한 안을 함께 시행할 수 있다면 대구 전체의 공교육은 한층 발전할 수 있을 겁니다."

이 회장은 동창회의 봉사활동 활성화와 지역사회 현안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에도 관심이 많다. 그 실천방안이 모교가 있는 대구 서구를 대상으로 한 소외계층 돕기와 동창회 행사마다 '사랑의 모금함'을 비치하는 일이다. 지난달 신년교례회를 겸한 취임식 때는 축하화환 대신 260만원 상당의 쌀이 모였고 지난해 한마음체육대회 때는 377만원이 현장에서 모금됐다. 총동창회 측은 이렇게 모인 성금을 서구청에 정기적으로 기탁할 예정이다.

"달성고 총동창회 회장단을 실제 앞장서서 일할 수 있는 체제로 꾸려놨습니다. '더 의미 있고' '더 재미있고' '더 화목한 동창회'를 모토로 삼아 지역사회봉사에 나서기로 했죠."

이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총동창회 산하에 교육발전위원회, 인재육성위원회, 조직발전위원회 등 3개의 특별위원회를 새로 꾸렸다.

교육발전위는 지역 공교육의 활성화를 위한 진지한 토론과 대안을 고민할 것이며 인재육성위는 외부 전문 강사를 초빙해 예절교육과 미래의 꿈 등을 후배들에게 전하는 일을 담당할 예정이다. 조직발전위는 보다 많은 동문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맡는다. 이를 위해 각 위원회엔 500만원씩 예산을 책정해 이달부터 활동에 들어간다.

엔지니어 출신으로 창업 20년째인 이 회장은 마흔 나이에 디자인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그의 명함엔 CEO(Chief Executive Officer) 대신 C. In. O(Chief Innovation Officer)가 찍혀 있다. 늘 혁신(Innovation)을 생각하기 위해서이다.

그는 현재 대구 달서구 장동에서 기업체를 운영하며 장기발전협의회 감사와 대구예총발전위원직을 수년째 맡아 기업의 메세나(Mecenat·문화예술·스포츠 등에 대한 원조 및 사회적·인도적 입장에서 공익사업 등에 지원하는 기업들의 지원 활동)운동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