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의 염원이었던 새 야구장 부지가 도시철도 2호선 대공원역 인근으로 결정(본지 1일자 1면 보도)되자 대구의 동서지역 반응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새 야구장 부지인 수성구와 동구 등 동쪽 지역민들은 크게 반기는 반면 달서구와 서구 등 서쪽 주민들은 "또 수성구냐"며 허탈해 하고 있다.
특히 기존 북구 고성동 시민야구장 인근 상인들과 주민들은 낙담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20년 동안 야구장 인근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김혜경(48·여) 씨는 "그렇지 않아도 야구장을 찾는 관객 수가 많이 줄었는데 새 야구장이 수성구로 옮겨가면 먹고살 길이 막막해진다"고 푸념했다. 이곳 주민 성동철(54) 씨는 "야구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각종 소음과 주차문제에 시달렸지만 막상 야구장이 옮겨간다니 아쉬운 마음이 크다"고 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야구장을 찾기 힘들어진 강북지역 야구팬들도 불만이다. 홈경기가 열리면 꼭 야구장을 찾는다는 이종우(37·북구 태전동) 씨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수성구 대공원역까지 가려면 환승을 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며 "야구경기가 끝나면 보통 오후 10시가 넘는데 늑장을 부렸다간 버스가 끊겨 택시를 타야 한다"고 불만을 보였다.
달서구 주민 김옥림(54·여) 씨는 "달서구 인구가 60만 명이나 되는데 주민들이 선호하는 기관이나 시설은 다 수성구로 가는 것 같다"며 "두류공원이 야구장 신축 후보지가 되면서 주민들의 기대가 컸는데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대구의 서쪽지역은 쓰레기 하치장이나 들어설 뿐 생산적인 시설은 전부 동쪽 차지"라며 "시가 대구내부의 균형 발전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반해 새 야구장이 들어설 수성구와 인접한 동구지역 주민들은 두손들어 반기고 있다. 최혜용(47·수성구 고산동) 씨는 "새 야구장이 대공원역 인근에 들어서면 대구스타디움과 더불어 이 지역이 스포츠타운이 될 것"이라며, "유동인구가 크게 늘면 인근 상권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김현진(37·동구 효목동) 씨도 "시민야구장에 가려면 적어도 40분은 걸리고 주차 공간도 턱없이 부족했지만 대공원역 인근으로 오면 차로 15분이면 갈 수 있게 된다"며 "새 야구장이 들어서면 더 자주 야구장을 찾아 가족들과 야구도 보고 외식도 즐길 것"이라고 기뻐했다.
한편 대구시는 새 야구장을 수성구 연호동 15만㎡ 부지에 최대 수용인원 3만 명, 좌석 수 2만5천석 규모의 개방형 구장으로 건설하고 2012년 하반기에 착공해 2014년에 완공할 계획이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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