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교수가 말하는 뒷얘기들
'경북궁 교태전의 10폭 병풍'(곽분양 행락도).
권정순 교수는 인터뷰가 끝나고 점심식사를 하러 갈 즈음 작품에 대해 놀라운 설명했다. 바로 조선시대 왕비들이 기거했다는 교태전의 민화가 본인이 직접 그린 것이라는 것. 똑같은 민화가 대백프라자 아트갤러리에도 전시돼 있었는데, 이는 정교함과 세밀함 측면에서 경복궁에 걸려 있는 그림에 비해서는 떨어진다고 귀띔해 줬다.
이 그림에 엮인 비화도 흥미로웠다. 권 교수가 민화에 조예가 깊다는 사실을 안 문화재청은 지난해 교태전에 걸릴 그림이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작품에 대한 사례는 넉넉하게 하겠다며 부탁을 해왔고 적지 않은 금액이 통장에 입금됐다. 그는 "억 단위는 아니지만 나름 거액을 받아 작품활동에 큰 도움이 됐다"고 미소지었다.
그 밖에도 이날 전시회에 걸려 있는 색다른 두 작품을 더 소개했다. 올해가 토끼해인 만큼 '별주부전'이라는 제목의 민화인데 용왕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 거북 등에 타고 용궁으로 가는 토끼의 모습을 그렸다. 권 교수는 "토끼는 간을 육지에 두고 왔다고 하여 위기를 모면한 영특한 동물인데 대구경북민들이 올해 토끼처럼 지혜롭게 살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리고 모던한 감각의 '책거리'에 대해 설명을 시작했다. 주로 사랑방이나 선비의 방에 놓였던 책거리는 고매한 학덕을 쌓기 위해 힘쓰는 문인들의 소망을 담고 있는데, 이를 현대적 감각에 맞춰 아파트 등에도 걸 수 있도록 그린 것이다.
더불어 이날 전시장에는 대동강에서 평안감사가 베푼 잔치를 그린 '평안감사 향연도', 유교의 도덕강령 8가지 덕목을 적어놓은 '문자도', 모란꽃의 화려함을 그린 '모란기명도' 등이 민화 전시회 분위기를 한껏 돋우고 있었다. '옛날 우리 백성들이 그려서 더 편안하고 아름다운 그림, 민화.'
권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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