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고궁''화이부동''호연지기'…박재희 교수가 뽑은 사자성어

입력 2011-01-22 07:30:58

자신의 서재 앞에서 고전을 들고 있는 박재희 교수.
자신의 서재 앞에서 고전을 들고 있는 박재희 교수.

'호연지기를 품고 있는 군자는 고궁하고, 어딜가나 화이부동.'

매일 아침 8시 KBS 라디오를 통해 출근 시간대 국민을 상대로 '3분 고전'을 진행하고 있는 박재희 교수에게 거꾸로 물어봤다. "지금까지 전해 준 '3분 고전'이나 특강 중 가장 가슴에 새길 만한 강의 세 가지만 들려주세요."

600번에 이르는 '3분 고전'과 숱한 특강 중에서도 그는 자신의 삶에도 근간이 되며, 가슴 속 깊이 뿌리박고 있는 '베스트 3'를 들려줬다. 이 세 가지는 대체로 누구나 한 번은 들어봤을 법한 한자성어이지만 박 교수가 의미를 부여하자 그 한자성어는 살아있는 생선처럼 가슴에서 펄떡거렸다.

첫째는 '군자 고궁(固窮)'. 굳을 고, 궁할 궁이다. 의미를 부여하면 군자는 어렵고 궁핍할 때 더 굳고 심지가 깊어진다는 뜻.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에 나오는 소나무처럼 날씨가 더 추워야 비로소 그 푸르름의 진가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자신이 가장 어려웠던 시절을 '전성기'라고 부를 정도로 이 말을 좋아한다.

둘째는 '화이부동'(和而不同). 멋있게 뜻풀이를 했다. 이 말은 '서로 다른 악기로 연주하는 화려한 오케스트라'. 그는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말"이라며 "각자 다름을 인정하고, 그 개성들이 멋진 화합을 이뤄낼 때 그 사회는 아름답고 감동이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셋째는 '호연지기'(浩然之氣). '훈장님'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그는 흔들리지 않는 부동심(不動心)을 가지기 위해서는 이보다 더 좋은 마음가짐이 있겠냐고 털어놨다. 언제나 마음 속에 옳은 마음(義)을 새기고 다닌다면 대장부로서 호연지기는 저절로 길러질 것이라고 했다.

박 교수가 추천한 이 세 가지 교훈은 마치 활어회 3점이 입안에 감돌 듯 기자에게도 평생 잊혀지지 않을 것처럼 귀에 쏙 들어왔다.

권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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