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TV 설날 특집 '쎄시봉 토크 콘서트' 마련
MBC TV가 설날을 맞아 쎄시봉 토크 콘서트를 마련한다고 한다.
지난해 9월 쎄시봉의 주역 조영남,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이 오락프로그램에 출연해 1970년대의 향수를 재미있게 풀었는데 앙코르편을 만드나 보다. 쎄시봉은 60년대와 70년대를 풍미하던 통기타 문화의 산실인데 원래는 음악감상실이었다. 음악감상실이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 쎄시봉은 비교적 후발주자에 속한다. 이미 다른 곳에서는 최동욱이나 이종환 같은 인기 DJ들이 방송을 오가며 인기를 누리던 시절이라 묘수를 고민해야 했다. 해결책은 재주 많은 대학생들의 무대를 만들자는 생각이었는데 통기타를 들고 노래하는 일이 많았다. 무대는 큰 성공을 거두게 되고 쎄시봉은 통기타 문화의 상징이 된다. 이 우연한 발상은 음악평론가 '이백천'의 생각이었다.
이백천은 '똘강'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한다. 1933년 황해도 배천 출신이니까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인데도 블로그를 통해서 자신의 생각을 과감하게 밝힌다. 여전히 현역 음악평론가의 모습이다. 하지만 이백천은 연주인으로 음악계에 입문한다. 해군군악대 시절부터 알토 색소폰에 일가견이 있었는데 대학 졸업 후에도 미8군 무대에서 연주활동을 이어간다.
미8군 시절 '에이톤'이나 '나이츠 오브 멜로디' 같은 악단은 꽤 인기가 높았다. 일반무대로 옮긴 후에는 연주와 함께 사회를 보게 되는데 주로 대학교 축제에 초대되곤 했다. 이 때의 인기 덕분에 동양방송의 PD겸 MC로 발탁되기도 한다. 6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방송에서 마이크를 잡는 것은 아나운서와 성우에게만 허락된 일이었다. 최동욱과 이종환이 음악프로그램 DJ로 그 규칙을 깨게 되는데 이백천은 토크쇼까지 진행하게 된다. 당시로는 파격이었다. 이처럼 미8군 무대, 방송까지 종횡무진 누비지만 대중들에게는 음악평론가, 통기타 음악 대부로 유명해진다.
이백천과 통기타 가수들의 인연은 쎄시봉을 시작으로 서울 명동 YWCA 청개구리홀 그리고 자신이 직접 경영한 충무로 '르 시랑스'까지 이어진다. 쎄시봉이 통기타문화의 태동을 알린 곳이라면 청개구리홀은 청년문화의 시작을 연 곳이다. 르 시랑스는 한국 히피 문화의 요람 같은 곳이었다. 이뿐만 아니라 1971년 8월, 서유석과 함께 개최한 '청평포크페스티벌'은 한국판 우드스톡 페스티벌이었고 훗날 '강변가요제'를 만드는 모태가 된다. 한국포크문화, 청년문화의 흐름에는 이백천이라는 이름이 있었던 것이다.
이백천의 닉네임 똘강은 충청도 말로 '작은 개울'을 뜻한다. 스스로 자신이 걸어온 길을 작은 개울로 말할지언정 한국대중음악계에 있어서 그는 큰 강(白川)이다. 모처럼 주목 받은 통기타 음악이 7080류의 추억팔기로 끝나지 말아야 할 이유를 이백천에게서 찾아본다.
권오성 대중음악평론가 museero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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