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 교직원 채용을 위해 이력서를 검토하며 면담 중이다. 이력서를 검토할 때마다 매년 고민하게 되는 것은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진정한 구성원, 리더, 인재'에 대한 평가 기준이다. 대부분의 경우 경력, 자격증, 학력, 인맥 등을 자랑한다.
이것은 너무나 잘못된 평가 기준에 대한 착오이다. 우리 사회 구성원에 대한 평가 기준은 '자신이 속한 사회에 대한 기부, 봉사 경력'이 되어야 할 것이다. 즉, 앞으로 살아갈, 자신이 영위할 사회에 대한 의무와 책임에 대한 경력이 바로 평가의 기준인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21세기 소통의 사회를 더욱 아름답게 연결하는 출발점이다.
사회를 대표하며 국가 중요 업무를 담당하고 국민을 섬길 진정한 리더, 인재를 선출하기 위해 각 분야에서 국가인사청문회가 운영되고 있다. 인사청문회가 개최될 때마다 국민들은 실망한다. 국민들에게는 정직하라, 봉사하라, 세금 잘 내라, 정책에 잘 동참해 달라고 요구하던 사람들이 그들의 속을 들여다보면, 탈세, 세금 편법 납부, 부동산 투기, 위장전입, 뇌물 취득으로 국민을 실망, 좌절로 몰아넣는다.
아름다운 재단 강철희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2009년 우리나라 기부 수준은 경제 수준에 비춰봤을 때, 또 종교 기부와 경조사비도 기부의 한 형태로 봤을 때 매우 많이 늘어났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부족한 것은 일반인보다는 부자들의 기부이다. 부자들의 유산 기부와 개인 고액기부가 한국 사회에서는 아직까지 미흡하며 기부 안 하는 부자들은 부끄러워하는 풍토가 자리 잡아야 된다.
미국 억만장자들의 프로필에는 '자선가'(philanthropist)라는 설명이 따라다닌다고 한다. 최근 미국 억만장자 40명이 그들 재산의 절반 이상을 생전이나 사후에 사회에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그의 부인 멜린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회장이 부유층 사이에 기부를 장려하기 위해 '기부 선언'(The Giving Pled ge)이라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가치를 필자는 돈의 규모보다는 사회적 의무와 책임에 대한 진정한 환원으로 평가하고 싶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기부, 봉사 천사들이 있다. 연예인 션과 정혜영 부부는 모델료로 받은 1억 원을 홀트아동복지회 기부로 환원했으며 국외 아동 100명과 국내 아동 100명에 대한 후원을 실천하여 우리를 뒤돌아보게 하고 있다. 시장에서 젓갈 장사를 하며 영하 10도가 되어야 전기 난로를 사용한다는 78세의 류양선 할머니는 37년간 모은 고귀한 돈을 장학금으로 기부하셨다. 또한 김밥 할머니, 폐지 할머니,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이들의 많은 기부는 우리 사회를 바로 세우는 진정한 구성원이자 리더로서의 모범이 되는 것이다.
2011년 한국은 수출 5천억 달러, 무역 1조 달러 시대를 바라보며 1950년 원조 받던 나라에서 2009년 11월 25일 OECD DAC(개발원조위원회) 가입으로 드디어 원조하는 나라의 대열에 진입했다. 이러한 시점에서 기부와 봉사는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구성원 모두의 실천적 표현이 되어야 할 것이다. 참여적 표현이 되어야 할 것이다.
며칠 전 필자 부부는 희망의 씨앗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로부터 감사 서신을 받았다. 문자저장 1번에는 월드비전에서 발송된 아프리카 가나의 6세 여아 사진과 가난한 조국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후원해 줌에 대한 감사 글이 수록되어 있다. 소득에서 10분의 1을 환원하며, 6'25의 폐허 속에 부모 잃은 고아들을 위해 우리나라를 지원한 나라처럼 매월 세계기구에 후원하고 있다. 8년 전부터 첫걸음을 시작하여 이제 한 걸음, 한 걸음 재촉하고 있다. 이 글은 자랑이 아니라 2011년 1월 빛과 소금처럼, 이름없이 우리 사회를 사랑으로 실천하는 모든 분들에 대한 감사의 글이다. 진정 이 사회에 명함을 가진 한 사람으로 평가받기 바라며 '속사람이 아름다운 사람'으로 평가받길 소망하며 의무와 책임을 다하고자 새로운 시작에 대한 결심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정한철(한국헤티연구소장·유아 교육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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