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과 매출채권 신경쓰면 부실기업 징후 알 수 있어
기업들의 상장 폐지나 부실 등 악재는 주식 투자자들에게 날벼락이나 다름없습니다.
장밋빛 희망이 한순간에 '휴지조각'으로 변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부실기업이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건 아닙니다. 해당 기업들은 늘 공통된 부실의 징후를 보입니다. 따라서 주가의 흐름이나 기업 재무제표를 유심히 관찰하면 미래의 큰 손실을 막을 수 있습니다. 오늘부터 연재되는 '부실기업을 보는 눈'은 부실 기업의 징후를 찾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최근 코스닥 상장기업인 '세실'이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이유는 감사인의 '의견거절'이다.
감사회계법인은 "내부 회계관리 제도에 중요한 취약점이 있고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중대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설명했다.
진행 중인 사항이라 결과는 더 지켜봐야겠지만 여기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은 이미 형편없이 빠진 주가로 인해 마음고생이 심할 것이다. 한 때 세실은 한국거래소가 '히든 챔피언'에 선정한 적도 있어 충격이 더욱 크다.
부실에 빠지는 기업들에게는 징조가 있다. 이 업체의 경우 '매출'과 '매출채권'을 통해 징조를 미리 찾을 수 있었다. 세실은 친환경농법으로 천적을 이용해 해충을 퇴치하는 친환경농업제품 판매업체로 공시돼 있다. 2009년 상반기 세실의 주가는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고, 몇몇 증권사에서 추천 리포트가 나올 때쯤에는 주가는 1만7천원에 이르렀다. 시가 총액은 2천억원이나 됐다.
친환경농법과 정부정책 수혜 등 회사의 매력적인 사업 내용에 솔깃해진 개인투자자는 물론이고, 장기가치투자를 표방하던 모 자산운용사까지 뛰어들면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당시 이 회사의 연 매출은 2008년 기준으로 200억원에도 못 미쳤다. 영업이익은 70억원 수준이었다. 연 매출 200억원인 회사의 시가총액이 무려 2천억원에 달했던 것이다. 농업시장이 폭발적으로 확대되지 않는 이상 매출이 시가총액을 따라가기가 거의 불가능했던 상황이었다.
매출 채권을 들여다보면 더욱 이상한 점이 발견된다. 이 회사는 2009년 4분기 매출이 100억원에 매출채권이 82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이는 3개월 동안 회사 제품의 80% 이상을 외상으로 팔았다는 얘기가 된다. 당시 세실은 분기당 평균 매출이 30억원 정도였다. 계절적인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분기 100억원 매출은 괜찮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매출 규모에 비해 외상이 너무 과했다. 당연히 현금 흐름도 좋을 수가 없다. 신중한 투자자라면 장차 회사의 부실을 예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적어도 주주라면 회사 담당자한테 꼼꼼히 묻고 확인해야 한다. 그래도 석연찮은 부분이 남으면 미련을 버리고 털고 나와야 한다. 행여 낭패를 볼까 마음을 졸여가며 투자할 이유가 없다. 욕심을 버리고 조금만 주의 깊게 살피면 투자할 만한 좋은 종목은 의외로 많다.
이우현 동부증권 범어지점 DHP금융자산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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