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축산업의 또 다른 메카 초비상
전국에서 가장 많은 한우를 사육하고 있는 경주 지역에 구제역이 발생하는 등 포항, 영천 등 경북 동부지역에서도 구제역이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소와 돼지 등 가축 18만4천여 마리를 살처분 매몰해 축산업이 초토화된 안동 등 경북 북부지역에 이어 축산업의 또 다른 메카인 동부지역마저 구제역 태풍에 휩쓸릴까 우려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경주에서 처음으로 구제역이 발생하자 그동안 방역에 사활을 걸었던 지역 축산농가와 방역 당국은 허탈해하고 있다. 경주시는 구제역이 발생한 안강읍 산대리 한우농장 반경 500m 이내 28가구의 한우 285마리를 살처분하고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해 농장 출입도로 3곳을 통제하고 2곳은 폐쇄조치를 내렸다.
경주시 축산농가와 방역당국은 경북 북부지역 구제역 사태 재판(再版)을 우려하며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경주는 5천570여 가구에서 6만5천234마리의 한우를 사육해 경북도내 사육 두수의 10.6%를 차지하는 전국 최대 한우 집산지여서 구제역이 확산될 경우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지난달 24일 화남면 종돈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영천에서는 30일 화남면 금호리 한우농가 1곳, 31일 화산면 유성리 한우농가, 화북면 자천리 한우농가 등 2곳에 이어 2일 화남면 삼창리 돼지농가 1곳, 화북면 공덕리 한우농가, 임고면 삼매리 한우농가 등이 구제역 양성판정을 받았다.
또 2일 구제역이 발생한 포항시 기계면 현내리의 한 농장은 사육하는 한우 72마리 중 1마리가 구제역 양성판정이 내려져 주변 500m 반경지역에서 사육되고 있는 4가구의 한우 112마리와 돼지 7마리에 대해 살처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보다 앞서 현내리에서 2.7㎞ 떨어진 기계면 학야리의 한우농장 1곳도 31일 포항에서 처음으로 구제역이 발생해 이 농장의 한우 88마리와 인근 농가 15가구의 한우 등 모두 293마리의 한우가 살처분됐다.
이에 따라 경주시는 1일 오후 살처분을 완료한 뒤 이날 오후부터 공수의와 공무원·축협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예방백신 접종교육을 실시하고 약품이 도착한 오후 8시부터 백신접종에 들어갔다. 시는 공수의와 시청 직원, 축협 관계자 등 28명으로 10개조를 편성해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농장 반경 10㎞ 이내의 한우와 육우, 젖소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최삼호 경주축협 조합장은 "안동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후 전국 최대의 한우사육단지를 지키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방역을 했는데 허무하게 뚫려버렸다"며 "우리나라 축산업의 붕괴를 막아야 하는데 걱정"이라며 한숨을 지었다. 정길형 경주시 축산과장은 "경주는 한우의 최대 집산지답게 '경주천년한우' 브랜드를 육성하고 있는데 구제역이 덮쳐 축산업 붕괴마저 우려되고 있다"며 "구제역으로 한번 기반이 붕괴되면 수년 동안 원상 회복이 힘든 만큼 확산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영천·민병곤기자 minbg@msnet.co.kr
포항·강병서기자 kbs@msnet.co.kr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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