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신공항, 공사비 6조6천억·10개도시 1시간 내 접근

입력 2010-12-13 10:59:32

국내 최고권위 연구소, 타당성·최적입지 발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공항 분야 전문기관인 한국항공정책연구소가 부산 가덕도보다 경남 밀양의 신공항 입지조건이 낫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13일 발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진은 밀양(위쪽)과 가덕도 신공항 후보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공항 분야 전문기관인 한국항공정책연구소가 부산 가덕도보다 경남 밀양의 신공항 입지조건이 낫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13일 발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진은 밀양(위쪽)과 가덕도 신공항 후보지.

#.부산발전연구원은 지난 9월 경남 밀양에 신공항이 들어서면 "경남 김해의 봉화산을 절반으로 절개해야 하기 때문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가 훼손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다수 항공 전문가들은 항공법상 봉화산을 절개할 필요가 없다며 부산 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밀양 지역 38개 사회단체는 이달 3일 "부산이 있지도 않은 농민단체를 내세워 동남권 신국제공항의 밀양 유치 반대 운동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또 엄용수 밀양시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부산이 '밀양에 공항이 들어서면 밀양은 활주로만 내주고 대구경북만 이롭게 한다'는 등의 이간질을 하고 있다"며 부산의 사과를 요구한 바 있다.

부산은 동남권 신국제공항 입지로 대부분의 입지요소에서 가덕도가 밀양보다 우위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사)한국항공정책연구소와 (주)우주엔지니어링이 13일 발표한 '동남권 신국제공항 건설의 타당성과 최적입지' 연구결과는 부산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대구경북이나 부산에서 자유로운 제3의 연구기관도 신공항 후보지로 밀양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신공항은 국가 백년대계다

한국항공정책연구소와 우주엔지니어링은 연구결과 보고서는 동남권 신공항이 영남권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가 백년대계(百年大計)를 위해 반드시 조성돼야 한다고 밝혔다.

두 기관은 근거로 ▷항공운송시장 성장 ▷항공자유화 추세 ▷FTA의 확대 ▷저비용항공사(LCC)의 급성장 등을 들어 아시아 허브공항을 지향하는 인천공항을 대체하는 제2관문공항이 시급히 건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의 경우 2020년까지 80여 개의 공항을 더 지어 총 220여 개의 공항을 조성, 거리상 100㎞, 자동차로 1시간 안에 도달할 수 있는 공항 체계를 만든다는 점을 들어 한국도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항공수요의 경우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은 2000년 이후 매년 국제선과 국내선 여객 증가율이 6~7%에 이르러 10여 년 뒤 인천공항도 포화상태에 이르고 FTA 확대에 따른 기업 편의를 위해서 남부권 공항이 절실하다는 것. 또 우리 나라의 가장 큰 시장인 중국, 인도의 고성장에 따른 항공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한국항공정책연구소 관계자는 "국가 경쟁력 강화와 균형발전 차원에서 양극 2중추 공항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며 "신공항은 남부권 성장동력의 핵심 기반시설이자 인천공항의 비상시 대체공항으로 또 앞으로 주력기종이 될 초대형기종의 대체 공항으로 역할할 것이기 때문에 국가적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입지도 밀양이 절대 우위

밀양과 가덕도 간 부지 비교에서 한국항공정책연구소의 연구결과는 장애물을 제외하고는 전 부문에서 밀양이 앞선 것으로 평가됐다.

공항 입지요소로 가장 중요한 접근성의 경우 밀양은 영남권 50만 이상 10여 개 도시에서 1시간 안에 도달할 수 있고 철도, 고속도로 등 사통팔달의 교통요지이지만 가덕도는 부산 일부 지역민들의 이용만 편리할 뿐이고, 접근성 개선을 위해 광역교통망을 구축하는 데 천문학적인 비용이 추가로 든다는 것.

장애물은 가덕도의 경우 진입표면상에 장애물은 없지만 신공항 뱃길인 가덕수로를 이동하는 높이 50m 이상 대형선박으로 인한 장애발생 가능성이 있고 밀양은 10개 산지가 비행에 장애를 주지만 원천적 제거가 가능하고, 오히려 신공항의 성토재로 활용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공역에선 밀양의 경우 주변공항과 진출입 표면이 저촉되지 않아 김해공항 공군기지(K-1)와 동시 운행이 가능하지만 가덕도는 김해공항의 공군기지와 모든 진출입 절차가 중첩돼 공군기지도 함께 이전해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다고 한국항공정책연구소는 밝혔다.

또 공사비를 비롯한 경제성의 경우 국토연구원은 밀양에 신공항을 조성할 경우 10조3천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한국항공정책연구소는 8조5천억원이면 충분하고 정부 예산조달이 여의치 않을 경우 활주로 1기로 출발하면 6조6천억원이면 공항건설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상주 평화엔지니어링 고문(전 수도권 신공항 건설공단 부이사장)은 "해외 사례에서 보듯 해상공항은 침하, 안전문제 등 예기치 않은 문제가 발생한다"며 "밀양과 가덕도 간 입지 우열은 전문가들에게 맡기면 쉽게 결론이 나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춘수·정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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