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의 기대수명이 80.5세로 나타났다. 이는 2008년보다 0.4세 늘어난 것이다. 기대수명은 교통사고나 질병 등 사망할 수 있는 변수를 감안해 평균적으로 살 수 있는 나이를 뜻한다. 기대수명은 매년 늘어나 10년 전인 1999년의 75.6세보다는 4.9년이나 늘어났다. 성별로는 여자가 83.8세로 남자의 77세보다 6.8세 길다. 이 통계는 출생아를 기준으로 한 것이어서 연령별로 분석하면 기대수명은 더 늘어난다. 즉 현재 50세의 기대수명은 남자 79.4, 여자 85.3세이며, 65세는 남자 82, 여자 86.5세이다.
기대수명은 늘어나지만 출생률은 매년 낮아지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가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의 노인으로 구성되는 초고령화사회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을 뜻한다. 반면 서울대 노화'고령사회 연구소가 1955~1963년 사이의 소위 베이비붐 세대에 태어난 4천674명을 대상으로 노후 준비를 조사한 결과 크게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세대는 우리나라 인구의 약 14%인 700만 명으로 10~15년 사이에 고령인구에 포함되는 연령층이다.
이들 중 59.9%가 노후 준비를 아직 시작도 못 했거나, 미흡하고 계획에 차질이 있다고 답했다. 차질 없다는 대답은 22.1%에 지나지 않았다. 기대수명이 길어진 반면 IMF 구제금융 사태와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맞으면서 살기에도 급급했기 때문이다. 또 당장 생활과 함께 자녀 교육'결혼 비용과 부모 봉양 비용까지 3중고에 시달려 노후를 대비할 틈도 없었다.
이들의 문제는 현재도 심각하지만 앞으로는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노후 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조기 퇴직했거나 퇴직 위험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기대수명까지는 20년 이상 남았는데 수입이 없는 상태가 지속하면 극심한 빈곤에 시달릴 것이 뻔하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위기를 넘어 사회적'국가적 위기 상황임을 보여준다.
정부는 이에 대한 대비책을 철저하게 세워야 한다. 피할 수 없이 닥쳐오는 재앙에 대한 대비다. 현재 시행하고 있는 각종 사회 안전망 제도를 근본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불요불급한 제도를 정비하고 재원이 샐 만한 여지를 치밀하게 차단해야 한다. 또 조기 은퇴나 정년이 다가선 베이비붐 세대가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는 장기적으로 노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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