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와 사전협의 부족, 반대 잠재율 대안도 못내
대구 지역 현안인 '낙동강 취수원 이전 사업'의 장기 표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대구시의 '무능한 정책 추진'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낙동강 취수원 구미 이전을 위한 '절대 조건'인 구미시와의 사전 협의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은데다 반대 여론을 잠재울 수 있는 '대안'조차 제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역 정치권 및 구미 지역 주민들은 "대구시가 깨끗한 물을 먹겠다는 논리만 내세운 채 일방적으로 취수원 이전을 추진해 왔다"며 "대구시의 일방통행식 사업 추진이 결국 도의회 이전 반대 결의안까지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낙동강 취수원 구미 이전이 추진된 것은 지난해 상반기부터다.
지난해 1월 1.4-다이옥산이 낙동강에서 검출되면서 '깨끗한 수돗물 공급'을 위해 구미 공단 하류에 위치한 취수원 이전 방안이 추진됐고 정부와 협의를 거쳐 구미 지역을 새로운 취수원으로 선택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구미시와의 사전 협의를 하지 않았고 지난해 11월 구미시가 국토해양부에 '반대 입장'을 밝힌 사전 의견 검토서를 제출했지만 오히려 반대 여론을 부추길 수 있다며 '설득 작업'에 나서지 않았다.
특히 7월 정부가 구미지역 반대 여론으로 진행 중이던 '취수원 이전 예비타당성' 조사를 중단했지만 대구시는 '취수원 이전의 합리성'만 주장하며 별다른 대책안을 내놓지 않았다.
실제 대구시는 '취수원이 이전하면 기존에 구미지역에 산재했던 취수원이 통합돼 구미 전체로 보면 상수도 보호지역이 오히려 줄어들게 된다'며 '취수원 이전 반대'는 합리성이 없는 '소수 의견'이라는 입장을 보여왔다.
대구시 관계자는 "구미시 등과 대화가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 정도 반발을 예상하지는 못했다"며 "현 상황에서는 시간을 갖고 해결책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사업 주체인 국토해양부도 해당 지자체(구미)와의 갈등이 있으면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해 오고 대구권 취수원 구미 이전은 해결책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는 당초 '맑은 물 공급'을 추진하면서 ▷취수원 구미 이전 외에도 ▷안동댐 물 공급 ▷건설 중인 영주 송리원댐 활용 방안을 놓고 검토했지만 '현실적인 방안'이라며 취수원 구미 이전 방안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취수원 구미 이전을 제외하고는 정부나 해당 지자체와의 협의 등 '대안 마련'을 해놓지 않아 '맑은 수돗물 공급'은 또다른 '장기 숙원' 사업으로 남을 것으로 우려된다.
한편, 구미 지역은 경북도의회의 취수원 낙동강 이전 반대 결의문 채택에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남유진 구미시장은 "늦은 감은 있지만 경북도의회에서 반대 결의문을 채택한 것은 다행"이라며 "대구권 취수원 이전으로 구미가 엄청난 피해를 입을 것은 불 보듯 뻔한 결과이다. 경북도 차원에서 강력하게 반대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춘수 기자 zapper@msnet.co.kr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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