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銀 인수 사전포석…합병 땐 자산규모 55조

입력 2010-10-27 11:00:24

대구은행이 금융지주사 설립을 공식 선언했다. 지방은행이 금융지주사를 설립한 것은 부산은행 이후 두 번째다. 부산은행은 지난달 17일 이사회를 열고 부산은행과 부산신용정보, BS투자증권, BS캐피탈 등 4개 기관으로 구성된 BS금융지주 설립을 공식 선언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금융지주사로 전환하게 되면 고객에 대한 종합적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이점이 있다"고 밝혔다.

◆경남은행 인수위한 사전 작업

대구은행의 지주사 전환은 경남은행 인수와 관련이 있다. 이달 7일 창립 43주년 기념식에서 경남은행 인수전 참여 의사를 공식으로 밝혔던 대구은행은 지주사 전환을 통해 인수자금 확보를 위한 사전 포석을 깔고 있다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이다.

서정원 부행장은 "대구은행은 경남은행 인수를 위해 UBS & 골드만삭스 컨소시엄으로 인수자문단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자금조달에 나서는 등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은행이 금융지주사 설립을 주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꼭 은행의 인수합병 문제가 아니더라도 지난 2006년부터 지방은행간 상생과 공존공영을 위해 지방은행 공동지주사를 주장해왔던 것. 대구은행 관계자는 "지방은행 공동지주사는 지방은행간 연합으로 고용안전을 바탕으로 한 각 지방은행의 특색을 살린 영업의 다각화와 IT공동화를 통한 비용절감, 증권 보험 선물 등의 영업을 위한 공동자회사 설립을 통한 양질의 금융서비스 제공 등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 부행장은 "대구은행의 금융지주사 전환을 통해 보다 폭넓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경남은행 인수까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규모의 경제를 통한 시너지 효과가 커 지역경제활성화 및 국가균형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구은행의 경남은행 인수가 이뤄진다면 지방은행 판도에 큰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자산규모가 31조인 대구은행과 24조 규모인 경남은행이 합쳐지면 총 규모 55조원의 대형지방은행이 되는 것. 영업망도 대구경북 뿐만이 아니라 부산경남까지 아우르게 되며, 점포수도 374곳(대구은행 224곳, 경남은행 150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복합금융상품 개발 주력

DGB금융지주 출범 초기에는 대구은행을 비롯해 대구신용정보, 카드넷 등 3개의 자회사로 구성된다. 금융지주사라는 이름으로 한가족이 되긴 하지만 각 회사는 독립성을 유지한 채 운영될 전망이다.

현재 대구은행은 지역 내 점유율 최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2010년 6월말 기준(수신기준) 대구 43%, 경북 20%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 대구은행은 이런 조밀한 지역내 점포망을 통해 지역민들의 금융편의성을 최대한 강화할 수 있는 복합금융상품 개발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대구은행이라는 브랜드 파워와 고객 인지도를 기반으로 계열사 간 전문 인력과 고객 정보, 유통망이 공유돼 복합상품 개발과 판매가 더욱 용이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신용정보 역시 지주사 전환을 통해 더욱 효율적인 채권 추심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전문 인력을 투입해 신용불량자 등 금융소외자로 하여금 정상적인 경제활동에 복귀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신용회복지원을 할 계획이다.

카드넷 인수로 은행권 최초로 지역 내 교통카드사를 자회사로 두게 된 대구은행은 카드넷은 "지역민의 발이 되고 있는 대중교통을 책임지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투자와 기술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버스, 지하철, 유료도로 등에만 사용되는 교통카드를 현금카드, 교통, 유통, 전자상거래, 신분증 등 다양한 최첨단 전자화폐로 발전시켜 시민들에게 보다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앞으로 DGB 금융지주는 내년 초 출범 이후 캐피탈사와 자산운용업 등 금융 관련 분야로 진출을 확대해 지역밀착형 종합금융그룹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서 부행장은 "캐피탈사가 설립되면 지역 내 저신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금융지원이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며 "현재 내부 검토 중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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