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신용평가 제대로 받으려면 우리 스스로도 노력해야

입력 2010-10-25 10:56:06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실제보다 저평가되어 있다는 실증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1인당 GDP, 경제성장률, GDP 대비 재정수지'정부부채'경상수지 비율, 외환 보유고 대비 단기 외채 비율 등 신용평가 주요 항목을 33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비교한 결과 스위스, 노르웨이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실제 신용등급은 A1으로 전체 24위에 머무르고 있다. 실제 능력보다 무려 21단계나 낮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괴리는 세계 신용평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무디스 등 서방 신용평가사들의 아시아 국가에 대한 차별적 시각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지난 7월 중국의 다궁(大公) 국제신용평가사도 이 같은 점을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우리가 제대로 평가를 못 받고 있는 사실과는 별도로 우리 스스로 신용등급을 갉아먹고 있다는 사실도 직시해야 한다. 바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정부 부채와 공기업, 지방정부의 부채다. 현재 국제통화기금(IMF) 기준으로 공기업 부채는 국가 부채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공기업이 갚지 못하면 결국 세금으로 메워야 한다는 점에서 국가 부채나 마찬가지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이 공기업 부채를 재정건전성 교란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국가신용등급은 한 나라의 생사를 결정한다. 외환위기 때 우리는 이를 절실히 경험한 바 있다. 국가신용등급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산정되어야 하는 이유다. 이를 위해서는 공정한 평가를 요구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신용등급이 잠식되지 않도록 우리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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