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타닉 내년 3D버전 등장
한 때 흑백영화의 컬러 복원에 열을 올린 적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1942년 마이클 커티즈 감독의 '카사블랑카'이다. 컬러로 복원한 영화를 TV를 통해 본 적이 있는데, 나름대로 신기한 느낌은 주었으나 역시 사족(蛇足)이고, 헛수고였다는 결론을 내렸다.
옷이나 가구, 거리의 색깔들은 그런대로 볼 만했지만, 그래도 잉그리드 버그만의 커다란 눈빛 만은 흑백이 더 나았던 것 같다. 마지막 짙은 안개 속에서 떠나보내는 비행장 장면도 흑백의 깊은 맛은 나지 않았다.
흑백으로 찍을 것인가, 컬러로 찍을 것인가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촬영과 조명, 미술 등 모든 것이 조합되어 결정된다. 후세에서 임의로 색을 입힌다면 아무래도 처음의 의도가 손상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원래 흑백영화로 찍은 프랭크 카프라의 1946년 영화 '멋진 인생'은 5가지 컬러버전이 존재하기도 한다. 어느 것이 프랭크 카프라의 의도였는지 알 수 있을까.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과거의 걸작에 손질을 가하는 것은 마치 농부가 병든 작물에 농약을 치는 것처럼 유혹적이다.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도 디지털로 옷을 새로 입혔고, 이번 주 개봉한 '대부2'도 디지털로 리마스터링한 작품이다. 아날로그로 된 필름의 영상을 디지털로 전환해 장면마다 일일이 보정을 거친 것이다. 그래서 더욱 선명하고 또렷한 영상을 맛 볼 수 있다.
최근에는 3D 전환이 대세인 모양이다. 얼마 전 '스타 워즈'가 3D로 재개봉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더니 이제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타이타닉'이 2012년 3D로 재개봉한다고 한다. 마침 2012년은 타이타닉호가 침몰(1912년 4월 14일)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라서 그에 맞춰 4월에 3D로 컨버팅된 '타이타닉'을 선보일 예정이다. '스타워즈'도 2012년부터 3D로 매년 한 편씩 6년 동안 재개봉할 예정이라서 2012년은 여러모로 3D 영화의 전기가 될 모양이다.
특히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3D 영화의 문을 연 감독이다. '타이타닉'은 역대 흥행 1위인 3D영화 '아바타'(27억7천만달러)에 이어 전 세계적으로 18억4천만달러의 흥행수익을 올린 작품이다. 아무래도 3D에 대한 유혹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3D '타이타닉'은 타이타닉 침몰 순간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의 유명한 뱃전 장면 등이 더욱 생생하게 그려질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애를 써도 첫 느낌의 원작을 뛰어 넘지는 못할 것이다. 이런 노력들이 일기장을 들춰 윤색하는 것과 다를 바가 있을까. 할리우드야! '대부2'의 디지털 리마스터링 정도에서 그치면 안 되겠니?
김중기 객원기자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대법원장 탄핵 절차 돌입"…민주 초선들 "사법 쿠데타"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