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교육계의 큰 별이 졌다. 1990년대 대구 교육 도시의 반석을 마련한 김연철 전 대구시 교육감이 29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9세.
대구 교육계에서는 김 전 교육감을 '개혁가' '큰어른'으로 지칭한다. 1993~2001년(4, 5대) 재임기간 동안 청렴·강직한 성품으로 대구 교육에 열정을 다했다. 대구를 전국 최고의 교육 도시로 올려놓는 기틀을 마련했다. 특히 그가 일선 학교들의 격렬한 반대를 무릅쓰고 각 고교의 수능성적을 낱낱이 공개, 취임 3년 만에 타 도시를 추월하고 전국 시·도교육청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지금도 '전설'처럼 회자되고 있다. 한 교육계 인사는 "교사, 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밤 늦게 불쑥 학교를 찾는 일도 많았다"고 기억했다.
이런 김 전 교육감의 교육 열정은 2006년 매일신문에 20회에 걸쳐 기고했던 '나의 꿈 나의 삶, 김연철'에 잘 나타나 있다. 대구여고 교장을 지내던 시절, 그는 교사의 학습 지도 능력에 따라 학생들의 성적이 좌우된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다. 그는 당시 신문지 크기의 용지에 대구 시내 남녀 3학년 모의고사 일람표를 작성, 교사들을 독려한 끝에 1년 만에 여고 중 1위로 끌어올렸다고 술회했다.
고인의 인간적인 면모도 세간의 화제를 낳았다. 그는 효심이 지극했다. 2002년 당시 99세의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구미 자택에 어머니 빈소를 차려놓고 3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저녁 상을 올리고, 음력 초하루와 보름마다 상복을 입고 곡을 했다. 일에서는 철두철미하지만 따뜻한 내면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김 전 교육감은 경북 구미 선산 무을 출신으로 경북대 사범대를 졸업했다. 1957년 오성고, 영신고 교사를 시작으로 교단에 입문, 봉화 소천중 옥방분교, 안동농고, 울진 매화중 교감, 대구여고 교장을 거쳤다. 경북교육청 장학사, 대구교육청 중등교육과장, 학무국장을 거쳐 부교육감, 제4·5대 대구시 교육감을 역임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하수연, 아들 형용(회사원), 봉용(회사원), 딸 현숙, 정숙, 성숙, 자부 손향숙, 강경태, 사위 한동훈(의사), 권영만(회사원), 이정섭(회계사) 씨가 있다. ▷빈소는 대구의료원 국화원 3층 VIP실 ▷발인 10월 2일(토) 오전 7시 ▷장지 구미시 무을면 송산리 선영. 053)560-9580.
최병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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