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밀양 신공항은 내륙 균형발전의 핵심

입력 2010-09-30 08:30:21

예부터 외부로 드나드는 길은 중요하게 여겨져 왔다. 몇십 년 전부터 다국적 기업이 생기고 국가 간에 수출입 화물과 해외여행객이 증가하면서 국제화가 진행되고 있는 오늘날에는 해외로 통하는 길의 확보와 그 관문을 어디에 설치하느냐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외국으로 드나드는 출입구인 국제 관문은 주로 화물을 수송하는 무역항과 여객이 많이 드나드는 국제공항이 있다. 좁은 국토에 고속철도가 깔리면서 국내항공 수요는 줄어들고 있는 반면 국제항공 수요는 늘어나는 추세여서 앞으로는 큰 국제공항을 건설하면서 소규모 국내공항은 폐쇄시켜 나가는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무역항을 지정하여 만들면 되지만 몽골처럼 바다가 없는 나라는 수출입 화물의 수송에 어려운 점이 많을 것이다. 중국은 동북 지방에서 바다로 통하는 길을 확보하기 위해 북한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인구 밀도는 높고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수출이 가능한 산업을 먼저 발전시키는 불균형성장 정책을 추진하는 동안 수입한 원료의 반입과 수출제품의 선적이 용이한 해안 지방에 공단을 만드는 것이 유리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부산, 마산, 울산, 포항, 인천, 광양 같은 해안 도시에 공장이 먼저 들어서면서 발전하였고 이러한 경향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반면 국제 관문에서 떨어져 있는 대구, 광주, 안동, 김천과 같은 종전의 큰 내륙 도시들은 기업이 늘어나지 않아서 활기도 없고 인구도 줄어드는 무기력한 도시로 전락해가고 있다. 변변한 대기업도 없는 대구에서 250만 명이나 되는 시민들이 무엇을 해서 생계를 꾸려가는지 참으로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대구 지역에 공장 수가 적은 것은 부산을 비롯한 낙동강 하류의 주민들이 생활용수로 쓰는 낙동강 물을 더럽힌다는 이유로 대구 인근에 국가공단 지정을 반대해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대구에서 구미를 들러 영종도에 있는 인천국제공항까지 가는 데 직행버스가 4시간 40분이 소요되고 30분 간격으로 버스가 있다. 애초에 국제공항을 대전이나 수원 근방에만 건설했더라도 내륙도시가 고루 발전하는 데 상당한 기여를 했을 것이고 지방 주민들이 오고 가는 데도 많은 시간이 단축되어 제2국제공항의 필요성은 대두되지 않았을 것이다. 한 국가가 국토의 균형 있는 발전을 이루려면 해외로 통하는 관문인 무역항이 있는 곳에 국제공항까지 건설하는 것은 피하고 국제공항은 되도록이면 내륙지방에 건설해서 기업과 해외 관광객이 유치되기 쉽도록 도와주는 전략이 필요하다.

남부 국제공항을 어느 지역에 설치하느냐 하는 문제는 내륙에 있는 여러 도시에 해외로 통로를 뚫어주어 소생시키느냐 아니면 쇠퇴시키고 마느냐 하는 중요한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국가의 발전전략적 차원에서 신중하게 결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많이 여행하는 태국은 내년 해외관광객 유치 목표가 1천550만 명이나 된다고 한다. 관광산업을 발전시키려면 외국인이 찾을 만한 관광지에서 멀지 않은 곳에 국제공항을 건설해서 이동하는 데 시간과 경비가 많이 소요되지 않도록 해주어야 한다.

대승불교와 유교 문화의 유적을 많이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는 풍광이 수려한 산이나 내륙 곳곳에 사찰과 서원이 산재하기 때문에 내륙에 남부국제공항을 건설해야 이러한 관광자원들도 활용하기가 쉽다. 밀양은 부산, 대구, 울산, 경주, 마산, 진주의 중심지에 있고 전라도에서도 인천공항보다는 가까우므로 이 지역 주민들이 이용하기에 편할 뿐 아니라 이들 지역을 고루 발전시키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내륙에 국제공항을 하나 더 건설하는 것은 국제화 시대에 침체된 내륙지방에 외풍을 불어넣어 균형 있게 발전시키는 데 반드시 필요하며 그 위치는 인천공항처럼 외곽에 위치한 가덕도보다는 누구나 밀양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위에서 열거한 요소들에 평가 배점을 높여서 국토의 균형발전, 즉 해안과 내륙이 고루 발전할 수 있는 신공항 터가 결정되기를 기대한다.

여욱동(대명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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