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박물관 중국 소수민족 특별전
중국의 소수민족 문화는 누구나 한 번쯤은 접해 보고 싶은 '문화 콘텐츠'다. 그럼에도 중국의 소수민족을 직접 찾지 않으면 그 문화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 또한 중국의 소수민족 마을을 직접 가더라도 대개는 관광코스에 나온 극히 일부만 볼 뿐이다. 이런 가운데 대구에서 중국의 소수민족 문화를 생생히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모처럼 마련됐다.
영남대학교 박물관은 30일부터 2개월 동안 중국 운남대학 인류학박물관과의 교류 특별전인 '채운지남(彩雲之南), 석림 이족을 만나다'를 개최한다. 채운지남은 26개 소수민족들이 다양한 색깔을 가지고 자신의 문화적 정체성을 간직한 채 어울려 살아가는 중국 윈난지방을 말한다. 운남지방은 세계 민속문화의 보고로 평가받을 만큼 세계의 인류'민속학자들이 몰리는 곳이다.
박성용 영남대 박물관장은 "이번 중국 운남의 소수민족 문화와 대구의 만남은 지역에 특별한 문화 콘텐츠를 전하는 것"이라며 "특히 특별전은 운남대학 인류학박물관의 자료는 물론 영남대 박물관 전문가들이 직접 운남지방을 찾아 소수민족 문화를 수집'연구한 결과라는 의미도 크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운남성 소수민족 중 하나인 석림 이족 대나흑촌의 사니인 문화를 중점 소개한다. 대나흑촌은 2007년에 열린 '인류학, 민족학 세계대회'의 현지조사지역으로, 1천여 명의 사니인들이 해발 2천m의 카르스트 지형에서 조상 대대로 고유의 전통문화를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다.
특별전의 주요 전시품은 사니인의 옷 모자 신발 등 복식 16점, 일상 생활용품 120점, 가방 도시락 식기 농기구 수렵도구 등 생업 관련용품 83점, 피리 이현 삼현 나팔 징 풀피리 탈 서예 등 민간신앙 및 전통예술품 20점이다. 입체적인 전시를 위해 사니인들의 생활관련 영상물과 사진들도 전시된다.
사니인의 문화는 맛과 멋, 전통과 소박함의 조화다. 21세기 현재에도 전통 건축양식인 초가집과 석판집, 흑집, 대나무울타리집 등을 고집하고 있고 목재와 대나무, 맷돌, 디딜방아, 돌항아리, 돌구유 등은 사니인들의 오랜 생활도구다.
음식은 매우 독특해 유병(치즈), 돼지의 뼈와 내장, 비계에 양념을 섞어 절인 골두참, 삭힌 부두인 부유, 절인 돼지고기에 삶은 팥을 곁들인 석육자홍두, 메밀로 만든 빵인 고교파파 등은 여전히 사니인들의 주된 먹을거리다. 사니인들은 주로 삼베와 면, 화초포(火草布)로 옷을 지어 입는다.
또 사니인들은 마을끼리 소싸움, 씨름, 가무 대결을 즐겨한다. 거의 모든 마을에 대대로 내려오는 전통 춤과 노래를 즐기는 민간 예술팀이 조직돼 있을 정도며 스스로 연출한 춤도 갖고 있다. 사자탈, 호랑이탈, 원숭이탈 등을 직접 제작해 그들의 대표 춤인 '사호무'를 출 때 사용하기도 한다. 또 사람이 죽고 나면 제사장인 '필마'를 초청하는 전통을 갖고 있다. 떠도는 망자의 영혼을 조상들이 살고 있는 극락정토의 세상으로 보내기 위한 것이다. 마을에는 '서마'로 불리는 무당이 마을 사람들이 병이 난 원인을 살피는 등 일종의 마을 '해결사' 역할도 하고 있다.
한편 영남대 박물관은 30일 오후 1시 개막식에 이어 오후 2시부터 '중국 운남 소수 민족 문화'를 주제로 한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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