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줄넘기-리듬 맞춰 '폴짝' 뱃살 쏘~옥, 건강 쑤~욱

입력 2010-09-27 08:00:01

줄넘기는 누구나 아무 곳에서나 쉽게 할 수 있는 국민 간편 운동 중 하나다. 뛰는 동작으로 운동 효과도 매우 크다. 하지만 단순한 동작이 반복되므로 금방 싫증을 느끼게 한다. 재미가 없다 보니 오랫동안 하기도 어렵다. 이런 단점을 보완한 게 음악 줄넘기다. 말 그대로 줄넘기에 경쾌한 음악을 가미했다. 다양한 스텝에 줄을 돌리는 방법도 수십 가지라 절로 흥이 난다. 뛰기만 하는 기존 줄넘기와 달라 허리, 무릎이 좋지 않은 사람들도 즐길 수 있다. 리듬에 맞춰 줄을 넘다 보면 옷은 땀으로 젖는다. 효과가 알려지면서 다이어트를 위해, 키 크기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줄넘기에 빠져들고 있다.

◆신나는 음악에 흥이 절로

대구 구·군 생활체육회 가운데 수성구와 달서구가 올 하반기 프로그램으로 음악 줄넘기 강좌를 마련하고 있다. 14일 수성구민운동장에서 진행된 음악 줄넘기 강좌 현장을 찾았다. 9월 시작해 두 달간 진행될 강좌에는 20여 명이 등록했다. 일주일에 4번(월·화·목·금), 한 번에 1시간씩 하는 수업이다 보니 아직은 화려한 줄넘기의 묘미를 느낄 순 없었다. 하지만 왜 줄넘기 강좌를 2달씩 하는지 그 이유는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간단한 몸 풀기를 마치자 본격적으로 수업이 시작됐다. 소형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줄을 든 회원들이 앞뒤 좌우 일정한 간격을 벌리며 대열을 갖췄다. 이날 배울 건 8자 돌리기. 줄을 8자 형식으로 돌리며 박자를 맞췄다. 양발은 모은 채 손목으로 줄을 돌렸다. 변형 동작은 언뜻 봐도 쉽지 않아 보였다. 손목을 틀어 앞뒤로 8자 모양을 만드는 동작에 익숙지 않은 회원들은 어깨며 다리에 줄이 꼬이기 일쑤였다. 그냥 돌리는 게 아니라 일정한 리듬에 맞춰야 했다. 중간 중간 줄이 도는 반대방향으로 발을 드는 동작까지 더해지니 춤을 추는 듯한 모습이 연출됐다. 지도를 맡은 수성구 줄넘기연합회 이준형 사무장은 "기본적인 줄 돌리는 방법과 스텝을 익히면 나중에는 음악에 맞춰 자유자재로 동작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했다.

기본스텝에는 보통 줄넘기하듯 두 발을 모아 뛰는 것과 조깅하듯 발을 번갈아 뛰는 것, 오른발로 2번·왼발로 2번 뛰는 번갈아 2박자 뛰기, 발을 앞으로 내밀었다 뒤로 내밀었다 다시 옆으로 흔들었다 하는 동작으로 구성됐다. 여기에다 팔을 'X'자로 꼬며 뛰는 동작과 번갈아 2박자 뛰기에다 상하좌우로 발을 바꿔 뛰는 십자뛰기가 포함됐다. 이런 기본동작을 익히면 본격적인 음악 줄넘기에 들어간다. 8자 돌리기가 포함된 되돌려 뛰기서부터 방향전환, 이중뛰기 등 어려운 동작을 반복하게 된다. 이 동작들을 음악에 맞춰 하나씩 표현하면 한 편의 퍼포먼스가 완성된다.

◆줄넘기로 건강 다져

음악 줄넘기는 스텝 동작이 많아 허리나 무릎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 이준형 사무장은 "너무 높이 뛰려고 하면 관절에 무리가 간다"며 "무작정 많이 뛰겠다는 생각보다는 바른 자세로 뛰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숙희(49·여) 씨는 "오랜 가사일로 생긴 무릎 병을 고치려 줄넘기를 시작했다"며 "한 달 전부터 걷기운동을 시작했는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혼자서 운동장만 돌다 보니 재미가 없었는데, 나이 많은 노인들이 줄넘기하는 모습을 보고 신나겠다 싶어 강좌에 등록했다는 것이다. 벌써 살을 뺐다는 회원도 있었다. 김진미(55·여) 씨는 "배운 동작을 혼자서 연습하다 보니 보름도 안 돼 2㎏을 감량했다"며 "바른 자세로 줄넘기를 하다 보니 허리에 힘도 생겼다"고 했다.

음악 줄넘기에 사용하는 줄은 일반 PVC로 만든 줄과는 차이가 난다. 줄을 활용하는 동작이 많아 보통 줄은 꼬이기 쉬워 사용할 수 없다. 음악 줄넘기용 줄에는 작은 플라스틱 관이 촘촘히 둘러져 있다. 이 덕분에 어려운 동작 후에도 줄은 곧바로 원래 상태로 돌아간다. 형형색색의 플라스틱 줄을 돌리면 줄넘기 자체가 화려해진다.

음악 줄넘기는 다양한 동작을 익혀야 하고, 리듬에 맞춰 동작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생활체육 강좌 프로그램 등을 이용해 배우는 것이 좋다. 제대로 배우지 않으면 탈이 날 수도 있다. 이준형 사무장은 "바른 줄넘기 자세는 우레탄이나 마루처럼 탄성이 있는 바닥에서 허리를 펴고 뒤꿈치를 든 채 줄이 걸리지 않을 정도의 높이로 뛰면 된다"고 했다.

자꾸 반복하다 보면 다리에 힘이 붙고 뛰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다양한 응용동작을 연습하면 지루하지도 않다.

음악 줄넘기 대회는 매년 국내외 곳곳에서 열린다. 개인전과 단체전으로 나뉘는데, 개인전은 스피드, 파워, 프리스타일로 다시 구분된다. 스피드는 주어진 시간 내에 얼마나 많이 줄을 넘는가를 겨룬다. 30초와 3분 부문이 있는데 정상급 선수는 30초에 200회 가까이 뛴다. 1초에 6, 7회를 뛰는 셈이다. 많이 뛰기 위해 철조 와이어 줄을 써 스피드를 높인다. 파워는 3중 뛰기로 시간제한 없이 횟수로 우열을 가린다. 프리스타일은 음악에 맞춰 다양한 기술을 조합해 안무를 펼친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줄넘기 10분, 1500m 전력질주 효과

줄넘기는 걷기나 달리기에 비해 짧은 시간에 운동 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 조깅은 한번에 20~30분 이상은 해야 운동효과를 볼 수 있지만 줄넘기는 5분만 해도 몸에서 땀을 뺄 수 있다.

줄넘기 애호가들은 "10분을 줄넘기하면 1,500m를 전력으로 질주한 것과 맞먹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기자가 수성구 생활체육회 직원들과 줄넘기 시합을 했다. 3분 동안 줄넘기한 횟수를 겨루기로 한 것이다. 처음엔 "3분은 너무 짧다"며 반대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막상 줄넘기를 시작하자 시간은 더디게 흘렀다. 평소 줄넘기를 해오지 않아 한번에 많이 뛸 수 없었다. 걸리면 다시 뛰기를 반복했다. 가볍게 뛰었지만 160여 개를 넘자 숨이 차올랐고 200개에서 다리가 후들거렸다. 더 이상 뛰기가 힘들었지만 겨우 2분이 지났을 뿐이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음악 줄넘기에 사용하는 음악은 3분을 넘지 않는 동요를 주로 활용한다. 엄청난 운동효과가 곧바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최두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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