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에 피는 꽃 가운데 하얗고 탐스러운 송이가 멀리서 보면 아름답고, 가까이 다가가면 향기가 은은해 오래도록 기억되는 꽃이 치자다.
치자는 '열매치자'와 '꽃치자' 두 가지가 있다. 열매치자는 키가 약 2m까지 자라며, 꽃은 흰색으로 6, 7월경 가지 끝에서 한 송이씩 핀다. 꽃잎이 6장이며 양끝이 뾰족한 육각형의 열매는 9월경에 황홍색으로 익는다. 예부터 옷감의 염료, 식용색소 및 한약재, 특히 단무지나 전(煎)을 노란색으로 물들일 때 사용해 왔다. 꽃향기가 있어 남쪽지방에서는 정원수로 심기도 한다.
꽃치자는 키가 30~50㎝ 정도로 작고,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을 피우기 때문에 관상수로 많이 심고 있다. 꽃잎이 카네이션처럼 겹으로 되어 있으며 신부의 부케나 코사지 등으로 많이 사용된다. 꽃말이 순결이듯 신부의 하얀 웨딩드레스와 치자꽃이 어우러진 부케가 조화로워 보인다.
치자(梔子)는 꼭두서니과에 속하는 상록관목인 치자나무의 성숙한 열매로, 9~11월경에 홍황색을 띨 때 채취하여 건조한 것이다. 중국이 원산지이며 한국, 일본, 중국, 대만 등 주로 동아시아 지역에 분포되어 있다. 국내에서는 주로 남부지역에서 자생한다.
한의학적으로 치자의 성질은 차고 쓴맛이 난다. 상부로는 가슴의 화(火)를 없애는 효능이 있어 가슴이 답답하고 불안, 초조하며 잠이 잘 오지 않는 등의 증상을 치료한다. 하부로는 신체의 열을 내리며 이뇨시키는 효능이 있어 급성 결막염 등으로 눈이 충혈되거나, 급성간염으로 인한 황달, 소변이 붉거나 잘 나오지 않은 때 등의 증상을 치료한다. 그리고 열을 내리면서 지혈시키는 효능이 있어 코피, 토혈, 자궁출혈 등에 효과가 있다.
또한 급성관절 염좌나 타박상으로 환부가 붓거나 열이 날 때 가루를 발라 치료수단으로 쓰기도 한다. 민간에서는 관절이 아프면 치자액과 밀가루를 반죽해 바르기도 하는데 급성이 아닌 만성관절 질환에 응용하면 병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근래에 와서 치자는 임상적으로 급성간염, 담낭염, 담석증 그리고 신우신염, 요도염 등의 질환에 응용하여 일정한 치료 효과를 얻고 있다.
약리학적으로 치자에는 크로신(crocin)과 크로세틴(crocetin)이 담즙 분비와 배설을 촉진하고 혈중 빌리루빈 증가를 억제하여 황달을 치료하는 효능,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저하시키는 작용이 있어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적으로 치자는 시험관 내에서는 세균의 발육을 억제시키고, 급성간염을 유발시킨 토끼의 담즙 분비를 촉진시키고 간의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치자는 여러 효능이 있지만, 성질이 차기 때문에 속이 차거나 대변이 묽은 경우에 복용하면 설사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민간에서 행하는 요법을 무분별하게 시행하면 도리어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도움말:한상원 대구시 한의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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