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물살 가르며 26년째, 30대 몸매 유지 비결이죠"

입력 2010-09-06 07:34:06

20여년간 수영 김영환씨

20여 년째 수영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김영환(56·한올명주 대표) 씨의 수영 예찬론은 특별하다.

"사업상 술 마시는 횟수가 많은데, 숙취 해소에는 수영만한 운동이 없습니다. 의학적으로 어떤지 모르지만 아침 일찍 찬물에 뛰어들어 1시간 정도 운동하면 정신이 맑아집니다. 수영이 전신운동으로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요."

김 씨는 대구 두류수영장에서 아침을 연다. 1주일에 4차례 정도, 술 마신 다음날에는 어김없이 수영장을 찾는다. 오전 7시 30분부터 9시까지 수영을 한 후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다.

김 씨는 "한 번 물속에 들어가면 50분 정도, 약 2㎞ 거리를 계속해서 수영 한다"며 "다른 운동과 마찬가지로 수영도 집중적으로 강도 있게 해야만 운동효과가 높다"고 했다.

김 씨가 수영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84년 두류수영장 개장 때부터다. 26년째 수영을 꾸준히 한 덕분에 김 씨는 지금 50대 중반이지만 20, 30대의 몸매를 자랑한다. 수영 실력도 좋아 전국대회 입상 경력도 있다. 1996년 수영 동호인 대회인 동아수영대회 마스터스 접영 1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거는 영광을 안았다.

또 김 씨는 수영을 매개로 수상인명구조원 자격증을 취득했고, 취미활동으로 스쿠버다이빙도 즐기고 있다. 수상인명구조원 자격증은 40대 나이에 대학생들과 어울려 고생 끝에 취득했다. 매년 여름 해수욕장 개장 시기에는 동해안 칠포나 월포 해수욕장에서 인명구조 봉사활동을 한다.

김 씨는 가족에게도 수영을 권유했다. 그의 아내는 10여 년 전부터 수영을 시작해 마니아 수준이 됐고, 그의 아들은 초교 때 어린이 수영대회에 출전했다.

김 씨는 두류수영장의 산증인이기도 하다. 1984년 두류수영장 개장 당시 결성된 두류스위밍클럽에서 수영을 즐기면서 총무와 회장을 맡아 각종 봉사활동을 펴왔다. 개장 당시 대구에는 수영장이 4, 5개뿐이었고, 수영은 고급운동에 속해 회원 중에는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수영장 회원 모집도 주로 백화점에서 이뤄졌다. 백화점 고객들이 마케팅 대상이 된 것이다.

김 씨는 이에 따라 클럽에서 장학회를 만들고 수영대회를 열었다고 했다. 클럽회장배 수영대회는 1차례 열린 후 없어졌지만 지역의 아마추어 수영선수들을 지원하는 장학사업은 5년 정도 지속됐다.

"초창기 클럽을 주도한 회원들의 나이가 많아 지금은 클럽이 유명무실해 졌지만, 회원들은 대구 수영 발전을 위해 나름 역할을 한 것을 자랑스러워합니다."

김 씨는 "오랜 기간 두류수영장을 출근하다시피 하다 보니 거의 직원 대접을 받게 됐다"며 "수영장 이용객들이 더러워진 곳의 청소를 요구하거나 고장 난 벽시계를 고칠 것을 주문한 적이 여러 차례 있었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두류스위밍클럽은 생활체육의 변화 추세에 따라 수 년 전 마라톤클럽으로 변신했다.

"수영을 하기 전에 몸을 풀기 위해 두류공원을 한 바퀴(3㎞)씩 돌았는데, 이때 달리기를 같이 한 사람들이 모여 마라톤 동호회 '대구달마클럽'을 만들었습니다."

김 씨는 "요즘은 수영클럽 대신 마라톤클럽에서 주로 활동한다"며 "대구달마클럽은 100여 명의 회원을 둔 전국에서 알아주는 마라톤 모임"이라고 자랑했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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