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주민과 '행복나눔 음악회' 여는 송림사
대개의 사찰은 기도도량이자 절제된 공간이란 개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요즘의 사찰엔 '개방'과 '문화'가 보태진다. 팔공산의 칠곡 동명 송림사가 그러하다.
혜성 주지스님은 "송림사는 팔공산을 대표하는 천년 고찰이자 열린 공원, 노천 박물관"이라고 했다.
송림사는 대구에서 가깝다. 불자 수도 7천여 명이나 된다고 한다. 하지만 혜성 스님은 절 인근에 사는 사람들은 물론 불자들조차 송림사를 잘 알지 못한다고 했다. 그저 1년에 한두 번 와서 기도하고 가는 도량으로 생각하는 불자들이 적잖아 안타깝다고 했다.
그래서 송림사는 최근 '함께하기'를 시작했다. 9월 4일 저녁 3천여 명의 칠곡군민과 불자들이 대웅전 앞 잔디 광장 특설무대에 모인다. 처음으로 칠곡군민과 함께하는 '송림사 행복나눔 음악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사찰과 사람, 문화예술의 첫 만남이다.
음악회는 인드라 스님의 플루트 연주와 '송림사 산문에서'를 주제로 한 시낭송으로 그 시작을 알린다. 경북도립국악단의 연주로 한국 무용과 관현악, 민요연곡, 가요와 관현학, 창과 관현학, 판굿과 관현악이 이어진다.
혜성 스님은 절은 산문(山門)을 닫고만 있어선 안된다고 했다. 열려 있어야 하고, 또한 열어야 한다고 했다. 송림사는 사부대중들을 향해 항상 열려 있다. 절세도 탁 트였다. 산 속의 움푹진 곳이 아닌, 평탄한 곳에 위치해 있다.
잘 갖춰진 대웅전 앞 잔디 광장과 곳곳의 문화재는 송림사를 열린 공원이자 노천 박물관으로 이름내고 있다. 송림사에 서 있으면 마음의 쉼터같은 느낌을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혜성 스님이 21세기는 문화의 시대요, 그래서 송림사는 문화 사찰이라고 강조하는 것도 바로 이해가 됐다.
송림사는 544년 신라 진흥왕 5년때 각덕조사가 중국 진나라에서 유학한 후 귀국하면서 가져온 부처님 진신사리 4과를 봉안하기 위해 창건한 사찰이다. 현재 대웅전에서 서쪽으로 100m 떨어진 밭 가운데엔 절 입구를 표시하는 당간지주 2기가 서 있다. 과거 송림사의 규모가 꽤나 컸음을 알 수 있다.
송림사엔 문화재(성보문화재)가 즐비하다. 보물만 4개나 된다. 대웅전 앞 5층 전탑은 통일신라시대의 것으로 보물 189호다. 규모가 장대하고, 건축미가 뛰어나다. 전탑에서 발견된 금동사리함 역시 보물 325호로 현재 대구박물관에 보관중이다. 대웅전 안의 목조 석가삼존불좌상은 보물 1605호로 300년 전쯤 만들어졌다. 특히 불상이 향나무로 만들어졌는데, 향나무 재질 불상은 국내에선 희귀하다. 극락전의 석조 아미타삼존불좌상도 역시 보물(1606호)이다.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360호인 명부전 목조시왕상과 제상은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다. 또 대웅전의 편액은 조선 숙종 임금의 어필이다.
열린 공원과 마음의 쉼터를 가진 송림사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실천하는 도량이기도 하다. 신도전문교육기관인 불교대학은 9기를 배출했다. 10월이면 10기생들이 부처의 가르침을 잇는다. 불교대학에선 불교 입문과 수행·실천법을 주로 가르치며 기도정진과 성지순례를 통해 부처의 가르침을 실천하기도 한다.
또 매달 마지막 토요일은 과거·현재·미래의 삼천 부처에게 한 번씩 절을 하는 삼천배 철야 정진기도를 열어 참회를 통한 수행자로서의 의지를 새긴다. 매월 둘째주 일요일엔 전국의 주요 사찰을 도는 108산사순례도 하고 있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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