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 최대 2과목 선택, 國·數 동시는 안돼

입력 2010-08-20 09:59:24

2회 응시중 높은 성적 과목별 조합 제출

이번 수능시험 개편안에 따라 2014학년도부터 수능에서 언어, 수리, 외국어영역이 각각 국어, 수학, 영어로 변경되고, 수준별 시험체제로 바뀌게 됐다.

현재 수리영역만 가형(이과형), 나형(문과형)으로 나뉘어 있지만 나머지 과목도 난이도에 따라 시험 종류를 구분하기로 한 것이다.

시험을 구분하는 방법은 가형, 나형이 아닌 A형(현행 수능보다 훨씬 쉬운 수준)과 B형(현행 수능 수준)으로 하기로 했다. "A형의 경우 지금 수능보다 대폭 쉬운 수준으로, 현재의 국민 공통 기본 교육과정에 속하는 내용 정도를 다루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따라서 학생들은 자신의 학력수준과 진학할 대학의 계열 등에 따라 국어 A형과 B형 중 하나, 수학 A형과 B형 중 하나, 영어 A형과 B형 중 하나를 골라 시험을 보게 된다. 단 B형은 최대 2과목까지만 응시할 수 있고 국어 B형과 수학 B형을 동시에 선택할 수는 없다.

이번 수능 개편안이 수험생들의 학습부담을 줄여주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수험생들이 세 과목 다 어려운 B형을 선택하지 않도록 아예 응시과목 선택 단계에서 제한을 두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문사회 계열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은 국어 B형, 영어 A 또는 B형, 수학 A형을 선택할 수 있고, 이공계열 진학자라면 수학을 B형으로 하고 국어 A형, 영어는 A 또는 B형을 택할 수 있다. 예체능계열이나 전문계고 졸업자라면 국어, 수학, 영어 모두 쉬운 A형을 택하면 된다.

이렇게 되면 수험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시험의 조합은 국어, 수학, 영어 순으로 A-A-A, A-A-B, A-B-A, B-A-A, A-B-B, B-A-B 등 6가지가 된다.

수능 복수시행제에 따라 11월에 15일 간격으로 두 번 시험을 치르게 되는데 수험생들은 1, 2회 모두 같은 유형을 택해 응시해야 한다. 다시 말해 1회 수능 때는 국어 A를, 2회 수능 때는 국어 B를 선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수능 성적을 대학에 제출할 때는 2회의 시험 성적 중 더 나은 것을 과목별로 조합해 내도록 할 계획이다.

이 같은 변화는 현 수능 수준별 체제가 이공계 진학 학생들에게 상대적으로 더 많은 부담을 준다는 문제점을 개선하는 측면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은 이공계 진학자의 경우 인문사회 쪽과 마찬가지로 언어, 외국어는 공통으로 보면서 어려운 수리 나형도 응시해야 해 부담이 크고 이는 이공계 기피 현상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많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수능을 두 번 보는 데다 과목별 선택사항도 많아지면 그만큼 '합격 가능권'을 예측하기가 어려워지므로 수험생 입장에서는 더 혼란스러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최병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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