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지자체, 회의가 회의다워진다

입력 2010-08-16 10:27:41

경산·칠곡 등 간부회의 보고 일변도 탈피, 과제발표·토론형식으로 바꿔

기존 보고 형식의 간부회의를 과제 발표와 토론 형식으로 바꾸고 공무원들이 현장 민원을 곧바로 담당부서로 연결해 해결하는 등 민선 5기 지방자치단체의 바뀐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경산시는 최근 업무보고 중심의 간부회의 틀을 깨 시정현안에 대해 주제 발표를 하거나 외부 전문가를 참석시켜 함께 토론하는 방식으로 내용과 형식을 바꿨다. 이는 간부회의 내용이 직접 시정에 반영되도록 해 행정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 목적이다.

경산시는 매주 한 차례(목요일) 부시장 주재로 실·국·소장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지는 간부회의에서 이달부터 회의 1주일 전 주제를 정해 해당 부서에 통보하고, 당일에는 해당 국장의 주제발표에 이어 부시장의 진행으로 자유롭게 토론을 벌이게 된다. 토론회에는 주제와 관련된 외부 연구원과 대학교수 등 전문가도 참석하고 있다. 이달 5일에는 '글로벌 코스메틱 단지 조성사업'을 주제로 경북테크노파크와 대구한의대의 관계 연구원 및 교수를 초청한 가운데 열띤 토론을 벌이고 향후 추진방안을 논의했다. 12일에는 경산의 최대 현안사업인 '삼성현역사문화공원 조성사업'에 대해 추진 경위와 도출된 문제점, 해결방안 등을 중점 논의했다.

칠곡군도 이달부터 매주 월요일 여는 간부회의를 업무보고 형식에서 벗어나 실·과·소장이 구체적 사례를 중심으로 연구한 과제를 발표하고 함께 토론하는 사례연구(Case Study)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장세호 군수의 취임 이후 이루어진 것으로, 군청 내 전 공직자에게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동안 발표한 과제는 '공공청사의 통합설치' '기업활동 규제완화' '계약(협약) 시 과제와 발전방향' '재정 운용의 건전화 방안' 등으로 사례 제시와 함께 토의를 통해 개선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다음달부터는 월 1회 개최하는 확대간부회의 때 읍·면장도 참여할 예정으로, 9월에는 석적읍장이 '주민 밀착행정을 위한 합리적 읍면행정 시스템 개발'을, 10월에는 가산면장이 '행정역량 강화를 위한 가치행정 추진'을 각각 주제로 발표한다. 군은 이같은 주제발표 자료를 모아 연말에 책자로 발간, 배포할 예정이다.

칠곡군은 이와 함께 찾아가는 주민행복서비스인 '현장소리'를 이달부터 본격 운영해 효과를 내고 있다.

지난 주말 왜관읍 달오산 등산을 하던 공무원 A씨는 국지성 호우로 등산로에 큰 소나무가 넘어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월요일 출근을 하자마자 담당부서 직원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현장에 보수인력이 바로 투입돼 계단 등 등산로를 말끔히 정리했다.

'현장소리'는 칠곡군 직원들이 출장을 나갔을때나 출퇴근 때 발견하는 각종 주민 불편사항을 군 전자결재시스템 게시판에 등록하면 담당 부서에서 즉시 확인, 곧바로 처리하는 '전자견문보고제'이다. 주민들의 애로사항이 전자게시판에 등록되면, 군수부터 담당 부서를 비롯한 모든 직원들이 실시간으로 알게 되기 때문에 처리 부서의 적극적인 책임의식이 발동돼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장 군수는 "여름 휴가 기간 동안 직원들이 다른 지역 우수 시책이나 제도를 발굴하는 테마견문보고제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며 "하반기 실적을 종합평가해 시상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 적극적인 행정 마인드와 연구하는 직장 분위기 조성을 위해 힘써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칠곡·조향래기자 bulsajo@msnet.co.kr 경산·황재성기자 jsgold@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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