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쪽서 빼가기" 박 前대표에 대응 요구도
#1.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최근 "박근혜 전 대표가 다음 대선 후보가 돼야 한다는 보장이 돼 있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8·8개각으로 40대 총리(김태호)가 내정된 뒤 나온 얘기다. 김 원내대표는 '친박계 좌장'으로 불렸던 인물이다.
#2. 진영 한나라당 의원은 "이제는 친박의 울타리에서 벗어나고 싶다. 중립으로 분류해 달라"고 했다. 진 의원은 박 전 대표의 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냈다.
#3. 유정복 한나라당 의원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 내정됐다. 유 의원은 정치권에서 '박 전 대표의 입'이라 불렸다.
정치권에서 '친박 세력의 이탈'을 예고하기 시작했다. 8·8개각으로 40대 '깜짝 총리'가 내정되고 대권 잠룡들이 꿈틀거리면서 전초전 분위기다. 친박계 의원들의 잇따른 '탈박(脫朴) 언행'으로 친박계가 수세에 몰렸다는 지적이 인다.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은 이에 대해 "안타깝고 걱정스럽다"며 "반박(反朴)하던 인사들도 잡아야 하는데 친박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표도 노력이 부족한 측면이 있다면 노력해야 할 것이고, 소통이 안 된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변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탈박'에 대해서는 "나중에는 같은 길을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버리지 않았다.
반면 '대세에 지장 없다'는 분위기도 있다. 이해봉 의원(대구 달서을)은 "친박에는 조금도 흔들림이 없다"며 "친박은 박 전 대표가 좋아서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는 부류가 80%고, 친이는 대통령의 덕을 보겠다는 세력이 80%로 더 이상의 친박 이탈 세력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 사무1부총장인 정희수 의원(영천)도 "대세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이런 분위기(김무성·진영의 행보)는 주변의 친박 때문이지 박 전 대표와는 관계가 여전하다"고 했다. 박종근 의원(대구 달서갑)은 "이들이 친박의 다른 사람들을 특별히 도모한다던가(탈박을 권유)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라며 "이탈 세력들의 비판적인 발언이라 볼 수도 있겠지만 그 정도 동요는 예견된 것으로 친박세가 빠진다는 기류는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의원은 "박 전 대표 주변 인사들 때문이라면 그 부분만 해결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지난해 9·3개각에서 친박계 최경환(경산·청도) 의원을 지식경제부 장관에 등용하고, 이번에 유정복 의원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 기용하자 '친이계가 친박을 빼 제사람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고 보고 있다. 각개격파식 친박계 와해를 노린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조원진 의원(대구 달서병)은 "(친이계와) 각을 세우지 않기 위해서 모두들 말을 삼가고 있지만 이쪽으로 넘어오는 세력(越朴)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련의 기류들 이면에는 말 못할 사정이 있으며, 박 전 대표도 앞으로 외연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근·이해봉 의원은 "최경환·유정복 의원 입각에 박 전 대표가 '하라, 하지 마라' 등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겠지만 나라가 잘될 수 있도록 도와주라는 암묵적 동의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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