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에게 진정한 기회의 땅이 되기 위해서는 중산층 회복과 청년실업 감
고속 성장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채 따먹기도 전에 한국 사회는 양극화(兩極化) 복병에 시달리고 있다. '빈익빈 부익부'에 따른 소득 불평등 현상은 이미 해묵은 과제가 됐다. 정보화 사회에 디지털의 혜택을 받는 층과 그렇지 못한 층으로 구별되면서 '디지털 디바이드' 현상도 자리를 잡았다. 사교육이 넘쳐나면서 교육 환경의 양극화는 우리 사회를 더욱 병들게 만들었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옛 말은 '개천에선 미꾸라지밖에 나지 않는다'는 말로 바뀌었다.
더 큰 문제는 양극의 윤활유 역할을 하는 중산층이 급격히 무너지면서 둘 사이의 골짜기가 점점 깊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본 경제 평론가 오마에 겐이치가 소개한 'M형 사회'에 깊숙이 발을 들여놓고 있는 셈이다. 중산층이 사라져 가운데가 푹 꺼진 글자 M처럼 양극화가 극명하게 나타나는 사회를 말한다.
이런 양극화 현상 중에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세대 간 격차'다. 가뜩이나 IT 산업의 초고속화로 세대 간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마당에 청년 취업 문제가 여기에 불을 붙였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올 상반기 청년층 체감 실업률은 23.0%로 공식적인 청년 실업률 8.6%의 3배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젊은이 4명 중 1명이 '백수'라는 얘기다. 젊은이들이 영원한 '아웃사이더'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렇다 보니 청년들은 '옴파로스 증후군'에 빠져 있다. 옴파로스는 그리스어로 '배꼽'이란 뜻이다. 즉 자신이 사는 곳이 지구의 배꼽이라고 믿는 자기중심적 세계관에 빠져있는 증세를 말한다. 자기 틀에 박혀 남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그러니 대화의 길은 자꾸 멀어진다.
이제 40대 김태호 국무총리 내정자가 이런 문제 해결의 전면에 나섰다. 그는 '소 장수 아들'임을 자처하며 "대한민국은 기회의 땅이며, 용기와 도전을 갖고 뛰면 이런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20, 30대에게 심어주고 싶다"고 했다. 청년층과의 '소통과 화합'에 무게를 둔 그의 메시지에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중산층이 회복되지 않고, 청년 실업이 줄어들지 않는 한 아무리 기회를 외쳐봐야 소용없다. 젊은이들에게 진정한 기회의 땅이 되기 위한 문제 해결의 근원은 역시 '경제'에 있다는 사실을 놓쳐서는 안 된다.
윤주태 객원논설위원 yzoot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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