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만석 규모 '폰티악 실버 돔' 단돈 7억에 팔려

입력 2010-08-06 08:46:53

디트로이트 인근 폰티악市…지엔 브랜드 정리따라 몰락

폰티악시의 실버 돔. 화려한 은빛 지붕을 갖고 있는 실내 돔이지만 도시가 쇠퇴하면서 지난해 단돈 7억여원(58만달러)에 팔렸다.
폰티악시의 실버 돔. 화려한 은빛 지붕을 갖고 있는 실내 돔이지만 도시가 쇠퇴하면서 지난해 단돈 7억여원(58만달러)에 팔렸다.

지엠이 세계 자동차 시장을 평정할 당시 대표 브랜드 중 하나가 '폰티악'이다.

지난 1926년 디트로이트 인근 소도시 이름을 따서 만든 '폰티악' 브랜드는 고성능 엔진을 장착해 젊은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고 1978년도에 90여만 대가 팔려나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폰티악은 현재 사망 선고를 받은 상태다. 구조조정 중인 지엠이 지난해 '폰티악' 브랜드 정리를 발표한 때문이다.

지난달 20일 찾은 폰티악시. 디트로이트에서 75번 고속도로를 타고 30여 분 거리에 있는 인구 5만명의 도시는 인적이 끊겨 있었다. 지엠 공장이 문을 닫고 디자인센터 등 연구소 인력들이 대량 해고된 탓이다.

폰티악의 몰락을 보여주는 상징물은 '실버 돔'. 1975년 51만1천㎡ 부지위에 8만석 규모로 문을 연 실버 돔은 마이클 잭슨과 엘비스 프레슬리가 공연을 했던 명소이지만 지난해 11월 경매에서 공사비(5천570만달러)의 1% 수준인 58만달러에 팔렸다. 지엠 공장이 문을 닫고 경제력이 위축되면서 지난 2001년 미식축구팀인 '디트로이트 라이언스'팀이 홈 구장을 옮기면서 매년 150만달러의 관리비를 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탓이다. 화려한 은빛 외관을 자랑하는 실버 돔은 입구에 경비원 1명만이 차량을 통제하고 있었고 주변 상가들도 잇따라 문을 닫아 '침묵의 경기장'으로 변해 있었다.

크라이슬러와 지엠 공장이 있는 디트로이트 인근 워런시도 상황은 비슷하다. 크라이슬러 트럭 생산 공장 등이 잇따라 조업 단축에 들어가면서 자동차 공장과 주거지로 구성된 시 전체가 '적막'에 휩싸여 있는 것.

이들 도시들의 미래 또한 현재로는 암울하다. 디트로이트의 자동차 산업이 재기에 성공하지 못하면 생산 기지 역할을 해온 이들 도시들의 존립 기반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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