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숙이는 사람 이름이 아니다. 2007년부터 지역의 학교에서 전개하고 있는 삶쓰기 100자 운동의 별칭이다. 삶이란 우리가 세상에서 살아가는 모든 풍경을 의미한다. 무엇을 보거나, 듣거나, 냄새를 맡거나, 일하거나,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싸우거나, 거짓말을 하거나, 잠자고, 꿈꾸는 모든 것이 삶이다.
삶쓰기 운동이란 이런 생활을 그대로 쓰는 글쓰기 운동이다. 학생들이 생활 속에서 겪은 일이나 느낀 생각을 솔직하게 써 봄으로써 자연스럽게 글쓰기와 친해지도록 하는 운동이다. 삶이란 말이 생소했든지, 발음이 어려웠든지 학생들이 삶쓰기 100자 운동을 삼숙이 운동, 삶쓰기 100자 노트를 삼숙이 노트이라는 부르기 시작했다. 이 삼숙이 운동에는 네 가지 원칙이 있다. '짓지 않고 쓴다', '솔직하게 쓴다', '100자 이상 쓴다', '단지 쓰기만 한다' 등이 그것이다.
글은 곧 사람이고 그 사람만큼 쓰게 된다. 그래서 글쓰기는 자신이 아는 것을 그대로 쓰도록 하는 것이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그럴듯하게 보이기 위해 억지로 지으면 그것은 바로 거짓 글이 된다. 거짓 글을 통해서는 자신의 정체성도 확인할 수 없으며, 글쓰기의 진정한 재미도 느낄 수 없다.
또 짓지 않고 알고 있는 내용을 쓴 글이라도 솔직하게 쓰지 않으면 그 글은 자신을 만족시킬 수 없으며, 다른 사람에게도 감동을 줄 수가 없다. 그래서 글쓰기는 정직하고 솔직하게 쓰는 것이 그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솔직하게 쓰는 것은 올바른 인격 형성을 위해서도, 학교 폭력과 집단 괴롭힘이 없는 올바른 학교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학생들이 글을 쓰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가 일정한 분량을 채워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이라고 한다. 학생들이 분량의 압박감에서 벗어나, 제 생각대로 마음껏 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매일 100자 정도는 어느 누구도 부담을 가지지 않고 글쓰기에 도전해 보고 싶은 분량이다. 학생들의 삶이 담긴 글은 길이가 중요하지 않다.
학생들이 비록 어리지만 평소 자신만의 세계가 필요하다. 숨기고 싶은 마음을 쓸 수 있는 글쓰기 공간이 필요하다. 이 공간을 인정하지 않으면 자신의 생각과 써내는 글이 다르게 된다. 또 글쓰기 교육은 항상 확인하고 점검하고 고쳐주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학생들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한참을 기다려 주는 것이 더욱 필요할 때가 있다. 글을 지속적으로 쓰다 보면 자신의 글이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스스로 알고 바로잡는 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너무 조급하게 확인하고 지도하려고만 하지 말고 스스로 성장할 때까지 지긋이 기다려 주는 것이 글쓰기 지도자의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삶의 근원은 현실이다. 자기가 늘 겪은 일들을 자기가 하는 말로 정직하게 쓰는 것이 모든 글쓰기의 바탕이 된다. 학생이고 어른이고 다 마찬가지다. 그래서 삼숙이의 원칙은 어떤 글에도 적용될 수 있는 기준이다.
한원경(대구시교육청 교육과정담당 장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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