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를 구미 당기게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8)후덕한 미소가 아름다운 '다문화가정 대모

입력 2010-07-09 07:00:04

"이주여성들과 그 가족들이 활짝 웃을 수 있는 그날까지 무엇이든 할 거

"구미에 사는 1천여 명의 이주여성들과 그 가족들이 활짝 웃을 수 있는 그날까지 무엇이든 할 거예요!"

후덕한 인상만큼이나 아름다운 미소로 당당하게 구미다문화가정의 대모 역할을 하고 있는 장흔성씨(47세). 그녀는 의성에서 태어나 군위에서 자랐고, 제2의 고향이라고 생각하는 구미에서 1979년부터 살고 있는 천상 '구미사람'이다.

그녀가 결혼이주여성과 관련된 일이나 다문화가족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다문화가정의 대모(代母)'로 통하게 된 것은 구미시 형곡2동사무소 옆에 자리한 구미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운영하며 다문화가정에 대해 모든 시간과 정열을 쏟아 붓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학원운영으로 잘 나가던 그녀는 '사회를 위해 뭔가 좋은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1995년 11월 구미경실련 창립 회원 활동을 시작했다. 1997년 IMF 이후 가정해체로 고통 받는 자녀들의 실상을 접하면서 '공부방'을 운영하고, 해체 가정의 뒷면에 가려진 어머니들의 고통을 알게 되면서 여성문제와 소외받는 사람들로 관심을 넓혔다.

그리고 2004년, 국제결혼 한 여동생과 친구를 통해 자연스럽게 다문화환경에 관심을 가지면서 우리 사회의 소수자로 힘든 삶을 살아가는 국제결혼이주여성이나 이주노동여성을 비롯한 다문화가정에 눈을 떴다. 그녀의 아름다운 가정만들기는 이렇게 시작됐다.

다문화가정의 문제에 대한 그녀의 열정으로 구미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는 새로운 간판들이 늘어갔다. '무지개 지역아동센터' '가족상담 콜센터' '다문화가족 육아정보나눔터' '아름다운 소통을 위한 행복한 문화공간, 다문화 북카페 다보리' '아름다운 베이커리'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다문화사업 영역이 커질수록 재정문제가 어려워졌다. 그래서 만든 것이 시민들의 자발적인 출자를 통해 설립한 '아름다운 베이커리'다. 2006년 센터 1층에 자리 잡은 '아름다운 베이커리'에서 만든 빵은 구미시민 및 기업체 등에 공급됐고 그 수익금은 다문화사업 경비로 사용되고 있다.

이제 제법 규모가 커진 그녀의 아름다운 사업체들은 다문화사업에 대한 끝없는 열정으로 만들어낸 땀의 결실이 됐으며 구미센터는 정부가 지정한 전국 6곳의 거점 다문화센터 중 하나가 됐다.

이제 그녀에게는 '다문화가정의 대모'란 별명까지 붙었다. 그녀의 다문화사업 노하우는 널리 알려져, 기업체에 다문화사업 아이디어를 전수하고 그 결실은 한 대기업이 지원하는 '구미다문화어린이도서관' 건립으로 이어졌다.

55세까지 다문화사업을 계속하겠다는 계획을 가진 그녀의 꿈은 '다문화가정의 힘'을 사회에 도움이 되도록 활용하는 것이다. 다문화가정의 역량을 사회적 역량으로 바꾸고 그들이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 당당하게 정체성을 확보토록 하는 것. 그래서 그들로 인해 우리의 한정된 '영토'를 무한하게 넓혀나가도록 하는 것. 이것이 그녀가 펼칠 미래의 꿈이다.

다문화 가정이 앞으로 그냥 우리의 여느 가정과 다르지 않게 자리 잡을 때까지 기꺼이 대모역할을 해나가겠다는 그녀의 표정에서 '다문화 대모'다운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매일신문 경북중부지역본부· 구미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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