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산 새 문화공간으로 우뚝 서다

입력 2010-07-08 14:19:20

구미 올레길 음악회 삼족오 올레를 걷다

'수변 산책로가 지역문화의 패턴을 바꾸다!'

하나의 문화공연이 지역의 분위기를 바꾸고 시민들의 삶에 대한 만족도도 높인다. 많은 지자체들이 지역 정서에 맞는 문화행사를 펼치는 이유다. 이달 1일 구미에서도 이런 문화행사가 열렸다. 금오산을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탄생시킨 '올레길 음악회, 삼족오 올레를 걷다'라는 행사가 바로 그것이다. 재즈밴드 '달과 함께 걷다'와 퓨전연주단 '마당', 주석용 씨의 클래식 아코디언과 소해금의 선율이 LED조명으로 풍성한 분위기를 풍기는 금오지를 감싸안았다.

산책로가 생기지 않았다면 가볼 수 없었을 금오지 입구 맞은편 경북자연학습원과 방천둑 사이 산자락에는 멋진 수변무대를 꾸밀 수 있는 유휴지(올레길 쉼터)가 생겼다. 구미시는 수변 산책로의 명칭인 '금오산 올레길' 선포식과 함께 이번 음악회를 마련했다.

구미무용협회의 식전공연과 구미음악협회의 성악공연을 시작으로 열린 음악회에서는 구미시의 역사문화 브랜드로 확정한 '삼족오' 선포식도 함께 열렸다. 삼족오 디자인을 제작한 고암 정병례 씨의 작품으로 만들어진 '삼족오의 땅 구미'를 담은 애니메이션 영상이 무대배경으로 비춰져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특히 호수 주변 금오산 중턱에 조명을 쏘자 산 전체가 화려하고 다양한 문양의 옷으로 갈아입으며 환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산책 나온 길에 이 광경을 구경한 관람객들은 "산이 갑자기 호랑이의 등허리처럼 보였다가 말들이 뛰어가는 모습이 되었다가 정말 신기했다"며 감탄했다.

솔리스트 최구민 씨의 노래 'You raise me up' 뒤 클래식 아코디언 연주곡 '사라사테의 지고르네르바이젠'의 선율에 맞춘 발레리나의 춤이 더욱 멋진 무대를 만들어낸 이날 음악회의 하이라이트는 '삼족오의 땅 구미'의 발전과 안녕을 기원하며 하늘로 띄워 올린 풍등(風燈)이었다. 풍등은 열기구의 원리를 이용해 고체 연료에서 나오는 뜨거운 공기를 이용해 띄우는 기구의 일종으로, 소원 등을 기원할 때 사용하는 전통놀이 중 하나. 이날 어두운 금오지 하늘을 풍등이 점점이 수놓으며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이날 음악회에 참석한 대구은행 김경룡 부장은 "금오산 올레길이 전국적인 명소인 걷고 싶은 길이 되고, 구미가 삼족오의 기상으로 살기 좋은 명품도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음악회를 마련한 구미시 최기준 문화예술담당관은 "금오산의 깊은 역사와 아름다운 풍광이 어우러진 가운데 구미를 나타낼 수 있는 풍성하면서도 넘치지 않는 공연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많은 시민들이 행복하게 공연을 봐줘서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일부 시민들은 수변산책로 명칭인 '금오산 올레길'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제주도의 방언으로 길이라는 뜻의 '올레'는 구미의 정서와는 맞지 않는 데 굳이 유명세를 따르는 걸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구미·정창구기자 jungc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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