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구미 박람회 개최는 글로벌화 발판
경상북도의 새마을운동은 활발한 연구·조사 활동과 학술대회 개최, 새마을회원의 결집력, 청도 등 지자체의 새마을과 운영 등으로 민·관·학이 합심해 다른 시·도를 능가하고 있다. 경북도는 '새마을운동의 발상지'라는 이름에 걸맞게 전국 16개 시·도 중 새마을 조직이나 활동이 가장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마을운동 연구·조사활동 활발
새마을운동 연구기관인 경운대학교 새마을아카데미는 새마을운동을 21세기 새로운 국민운동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10년째 노력하고 있다. 경운대 새마을아카데미는 새마을지도자를 육성하고 중국, 베트남 등에 새마을운동을 수출하는 등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경운대는 1999년 4월 새마을연구소를 개설해 새마을운동 연구와 학술사업을 시작했으며, 2003년 3월 첫 개설된 구미시새마을지도자대학을 계기로 새마을지도자 육성에 나섰다. 경운대와 경북도는 새마을연구소를 '새마을아카데미'로 확대·개편해 교육·연구·국제화사업을 하고 있다.
연구사업도 활발히 하고 있다. 새마을아카데미는 2005년부터 매년 '새마을운동과 지역사회개발연구서'를 발간하고 있으며, 2007년에는 '21세기 새마을운동 발전방안 연구보고서'를 펴냈다. 새마을운동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21세기 새마을운동의 이론정립과 실천과제 개발 연구 보고서'와 새마을운동 추진 37년간의 새마을운동 국제화사업 내용을 담은 '아름다운 동행 국제새마을운동 자료집', 새마을운동 정책연구 보고서 11편을 실은 '새마을아카데미 연구논총'도 발간했다.
국제화 사업도 핵심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2006년 4월부터 새마을국제대학을 운영해 지금까지 중국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3개국에서 240 명이 국제새마을운동 교육을 받았다. 또 영남대·동국대 의료진과 대학생으로 '새마을 해외봉사단'은 구성해 해외에서 의료봉사와 새마을운동 홍보 활동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21세기형 새마을운동'의 모델 정립을 위한 국·내외 석학들의 교류의 장인 새마을운동 국제학술대회도 매년 열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구미에서는 한국새마을학회(회장 이기우)와 한국발전재단(이사장 김광수), 글로벌새마을포럼(회장 최외출)이 공동 주관한 '2009 새마을 국제학술대회'가 27개국 88 명의 전문가가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새마을 국제학술대회는 2008년 세계 13개국 전문가가 참가한 가운데 서울대학교에서 처음 열렸으며, 지난해에는 2008년보다 배 이상 늘어난 27개국 전문가들이 참가해 새마을운동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새마을박람회 30여만 명 격찬
지난해 9월 구미시에서 열린 '제1회 대한민국 새마을 박람회'는 신종플루 확산 등 여러 가지 악재에도 불구하고 30여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특히 주한 외국 대사 16 명과 외국인 2천500여 명이 다녀갔다.
새마을박람회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새마을운동에 대한 재해석과 가치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고, 외국인에게는 전쟁의 폐허를 딛고 짧은 기간에 경제성장을 이룩한 한국인의 위대한 정신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박람회는 전시관과 새마을 명품관, 경북도 시·군관, 부대행사, 문화공연 등 입체적으로 준비됐다. 이번 박람회의 핵심은 콘텐츠별로 구성된 주제 전시관이었다. '만남의 길'은 새마을운동과 관련된 각종 소품과 사진, '새마을 역사 존'은 1970년대 초 농촌마을 재현과 보릿고개 시대상, '희망의 새마을 존'은 21세기에 추진할 녹색새마을운동, '글로벌 존'은 한국새마을운동의 세계화 추진 현황을 자세하게 보여줬다.
각 시·도는 새마을 명품관을 설치해 우리나라 새마을운동의 현주소를 한 곳에서 볼 수 있었다. 정부가 추진하는 저탄소 녹색성장과 관련된 전시관 및 4대강 살리기 특별관, 독도관 등도 설치돼 관람객의 관심을 끌었다.
이번 행사는 조국 근대화운동인 새마을운동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게 잘 준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북도와 새마을회원의 힘
20만 경상북도 새마을회원의 결집력은 구미 사곡동 경상북도 새마을회관에 잘 나타나 있다. 이 건물의 외양은 새마을운동의 상징인 새싹을 조형화했다.
새마을회관에는 회원들의 피와 땀,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회원들은 회관을 짓기 위해 1996년 10월부터 동전을 모으기 시작해 1년 만에 2억5천800만원을 모았다. 8t 트럭 11대에 가득 실을 수 있는 양이었다. 하지만 기공식을 하려던 계획은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미뤄질 수밖에 없었다. 회원들은 주저앉지 않았다. 회원들은 고철과 신문지 등 각종 폐자원을 모아 팔았다. 회원들은 폐자원을 팔아 19억8천만원을 마련했다. 여기에 도비 등이 보태져 2008년 6월 마침내 회관이 완공될 수 있었다. 이의근 전 경북도지사는 당시 "새마을회관은 경북도의 '새마을운동 박물관'처럼 지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곳에는 경북 새마을운동이 걸어온 길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역사관도 만들어져 있다.
경상북도새마을회 김윤성 사무처장은 "새마을회원들의 피와 땀으로 새마을회관을 건립할 수 있었다"면서 "근대 한국 경제발전에 기여한 새마을운동의 역사를 생동감있게 전달하고 전 세계에 알리 수 있는 전시관"이라고 말했다.
경상북도는 새마을회원들의 활동을 돕기 위해 40년 동안 도청 안에 새마을과를 유지해왔다. 청도를 비롯한 경북의 23개 시·군 대부분도 새마을과나 계를 운영하고 있다.
◆경북 시·군
청도군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새마을지도자 양성 장학금 지급조례를 제정했다. 새마을운동의 글로벌시대에 부응할 수 있는 지식기반형 새마을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해 지역사회 개발학과 대학에 입학한 지도자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또 신거역복원 및 박정희 전 대통령 시찰상황 재현사업, 신도마을 진입로 확장공사, 박 전 대통령 전용열차 제작, 새마을학교 조성 및 새마을운동관련 체험시설 설치 등 신도마을 종합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구미시는 지금도 매월 1일 새마을거리 청소를 하고 있으며,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로 이어지는 박정희로와 인근 새마을로에는 새마을기가 펄럭인다.
경북도 편창범 새마을봉사과장은 "새마을운동의 발상지인 경북은 새마을 조직과 활동이 가장 활발하다"면서 "새마을운동이 한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경북이 가장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청도·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구미·정창구기자 jungcg@msnet.co.kr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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