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본격 추진 '대경권 블루골드 클러스터 구축사업'
"1천600조원 '블루 골드' 시장을 선점하라."
5년 뒤 1천600조원의 거대시장으로 성장이 예측되는 '물'을 선점하기 위해 삼성, 코오롱, 두산, 웅진 등 국내 대기업들의 '물(水) 전쟁'이 시작됐다. 대구경북도 올 초 정부가 공모한 광역 연계협력사업으로 선정된 '대경권 블루 골드 클러스터 구축사업'(본지 4월 9일자 15면 보도)을 내달 1일부터 본격 추진한다.
◆대구경북 물의 도시 프로젝트 점화
대구시와 경상북도는 올 초 광역 연계협력사업으로 선정돼 국비를 확보한 '대경권 블루 골드 클러스터 구축사업'을 7월 1일부터 본격 추진한다고 21일 밝혔다. 이 사업에는 3년 동안 총사업비 111억8천만원(국비 86억원, 시·도비 25억8천만원)이 투입된다.
대구경북이 특화할 물 분야는 ▷하·폐수 재생 및 중수도(한번 사용한 수돗물을 생활용수·공업용수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다시 처리하는 시설) ▷멤브레인(분리막) 등 차세대 핵심 수처리 소재 ▷IT 접목 지능형 물관리 서비스 등이다.
이 사업 기획을 맡고 있는 경북대 추광호(환경공학과) 교수는 "이들 분야를 선택한 이유로 지역엔 성서·구미·포항 등 물 수요가 많은 산업단지가 많아 하·폐수를 공업용수로 재활용하는 기술개발에 나설 경우 산업 및 경제적 기대효과가 엄청나다"고 설명했다. 또 국내 대표 물 기업인 코오롱과 웅진케미컬이 지역에서 멤브레인 소재 및 시스템 분야 국내 주력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지역의 강점인 IT 기술과 접목할 경우 고부가가치를 동반한 새로운 융합산업의 창출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조만간 '대경권 물 산업 지원센터'(가칭)를 설립하고 물 기업들의 신기술 현장운용 및 테스트를 위한 시범 운용지구인 '고도수 처리 테스트베드'를 구축해 국내외 물 기업의 지역 유치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박광길 대경권 광역경제발전위 사무총장은 "대구시와 경상북도, 지역 대학 및 연구소, 코오롱, 웅진케미컬 등이 참여하는 대경권 블루 골드 클러스터가 가속도를 낼 3년 후에는 '물'이 지역의 미래를 먹여살릴 신성장동력으로 자리할 것"이라며 "향후 10개 이상의 물 기업 유치를 통해 대경권에 2천억원 규모의 물 산업 관련 사업 유발과 약 2천500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기업들 '물(水) 전쟁'
최근 고부가가치의 수처리 소재 사업에 제일모직, 웅진케미컬, 도레이첨단소재, SK에너지 등 소재·에너지 전문기업이 새로 뛰어들거나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삼성, 코오롱, 두산, 효성 등 대기업들도 이미 뛰어든 터라 미래의 노다지인 물(水) 선점을 두고 전쟁이 시작된 것.
이들 기업이 가장 눈독을 들이는 분야는 필터의 미세 구멍(Pore)을 통해 오염 물질을 걸러내는 친환경 '멤브레인'(Membrane)이다. 이 필터 기술을 확보하면 상당한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멤브레인 시장규모는 2017년 76억달러로 연평균 9%가량의 빠른 성장세가 전망된다.
삼성그룹의 제일모직은 최근 멤브레인 방식의 친환경 수처리 사업에 뛰어들었다. 제일모직은 경기도에 멤브레인의 연구개발을 위한 파일럿 생산공장 설비를 구축, 연말까지 구체적인 사업기반을 확보할 예정이다. 도레이첨단소재도 수처리용 멤브레인 소재 및 엔지니어링, 시공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해수담수화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두산중공업도 멤브레인 기술을 보유한 미국 업체를 인수해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등 수처리사업을 다각화하고 있으며, SK에너지도 사업 목적에 수처리 사업을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경북이 추진하고 있는 '물 산업 프로젝트' 참여 기업인 코오롱과 웅진케미컬도 이 분야 선두주자다.
코오롱 한 관계자는 "수처리 멤브레인 분야는 최근 제품 교체 시기 단축, IT 발달에 따른 초고순수용 제품 및 하·폐수 재활용필터 수요 증가로 세계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며 "낙동강, 금호강 등 물 산업 인프라가 풍부한 대구경북을 기반으로 세계적인 물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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