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교민들 월드컵 특수없어 아쉬움
이달 5일 월드컵이 열리는 남아공에 온 후 교민 수십명을 만났다. 그들은 "월드컵이 한국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며 매우 좋아했다.
교민들은 "남아공에서 한국은 잘 알려지지 않은 나라다"고 전했다. 현지인, 특히 흑인들은 한국에 대해 거의 모른다고 했다. 한국인을 중국인으로 아는 경우가 대부분이란 것. 오히려 한국보다 북한을 더 잘 아는 게 남아공의 현실이다. 심지어 삼성과 LG를 일본 기업으로 아는 현지인들도 많다고 한다.
루스텐버그에 사는 허준(26)씨는 "축구를 좋아하는데 아프리카에서 월드컵이 열릴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감회가 새롭고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한국이 남아공에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남아공에 온 지 10년 된 유호근(53·루스텐버그) 씨는 "2002 한·일 월드컵이 남아공에 한국을 알리는 역할을 했는데,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 한국이 출전하면서 더 많이 알려지고 한국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뀌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그러나 실망감도 반가움에 못지 않았다. 남아공에서 월드컵이 열리면서 숙박, 음식점 등 '월드컵 특수'를 기대했으나 남아공의 치안과 교통 문제로 한국 관광객이 많이 찾지 않아 아쉬워하는 분위기다. 특히 남아공 대사관·영사관이 남아공을 '여행 위험지역으로 발표, 여행 자제를 표명한 것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 교민은 "영사관에서 '치안이 불안하고 무서워 시내도 안 나간다'고 발언했는데 교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고 했다. 정부에서 남아공 경보 상황을 상향 조정하자 항의까지 하는 소동도 벌어졌다고 한다.
프리토리아에 살고 있는 이기준(48)씨는 "이번 남아공 월드컵이 현지 교민들에게 경제적인 측면에선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며 "어차피 응원이나 관광을 오면 단체로 전세버스를 타고 다니기 때문에 크게 위험하지 않고 불안할 것도 없는데 치안 불안 분위기를 너무 조장시킨 면이 없지 않다"고 아쉬워했다.
남아공에 살고 있는 교민은 정확하진 않지만 4천여명 정도. 케이프타운, 요하네스버그에 3천명 정도가 밀집해 있고, 프리토리아에 700명, 나머지 도시에 수십명 정도씩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아공 루스텐버그에서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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