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가 영문판에서 냉전시대 국제사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한국전쟁은 스탈린과 김일성이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과의 관계 때문에 전쟁에 부정적이던 스탈린이 1950년 초 김일성을 모스크바에서 만나 전쟁을 승인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태평양으로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한 소련의 정치'경제적 이해타산이 숨어 있다. 이에 중국도 참전 약속과 함께 김일성의 남침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중국은 한국전쟁의 발발 원인에 대해 뚜렷한 태도가 없었다. 그저 전쟁이 있었다는 식의 기술만 교과서에 실려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중국이 전쟁의 원인을 스탈린과 김일성에 있다는 기사를 실은 것은 의외지만 그 이유는 한 가지밖에 없다. 너무나 명확한 역사적 사실이어서 왜곡 자체가 불가능하고, 더 이상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그럼에도, 중국이 이 사실을 외면하고, 침묵했던 것은 오로지 혈맹관계인 북한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나라에는 한국전쟁이 북침이라는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는 이들이 있다. 북한을 추종하다 보니 그들의 터무니없는 주장까지도 수용하려고 애쓰는 것이다. 천안함 사태만 해도 그렇다. 정부의 조사 발표를 무시하고 출처가 불분명한 '카더라' 통신을 스스로 확대 재생산해 의혹을 확산시키는 세력이 있다. 이들은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 한 어떤 해명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어떤 이념도 100% 참인 것은 없다. 또 그 이념이 현실에 부딪히면 참일 가능성은 더욱 떨어진다. 문제는 언제, 어디서나 자신이 신봉하는 이념이 참이라고 맹목적으로 믿는 데 있다. 사실이나 비판을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근거 없는 소문을 더 믿으려 하는 까닭도 이러한 이유다. 이념이 대중적인 설득력을 얻으려면 무엇보다 객관적이고 냉정한 비판 자세가 필요하다. 사실조차 부정하는 것은 그만큼 그 이념이 허구적인 망상이라는 것을 잘 보여주는 셈이다.
올해는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천안함 사태에서 비롯한 남북 간의 긴장이 어느 때보다 고조돼 있다. 북한의 강경 발언은 엄포용이라 해도 대수롭지 않게 지나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보수, 진보를 떠나 국민 모두가 안보 의식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나라는 스스로의 의지가 있을 때 지킬 수 있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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