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단 치킨, 맥주도 품귀…반가운 '월드컵 특수'

입력 2010-06-17 09:43:13

그리스전 맥주 판매 급증…평소 주말보다 40% 늘어

유통업계는 17일 아르헨티나전부터 응원인파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맥주와 치킨 등 먹을거리와 응원용품 확보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사진은 FIFA공식매장으로 선정돼 남아공월드컵 마스코트
유통업계는 17일 아르헨티나전부터 응원인파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맥주와 치킨 등 먹을거리와 응원용품 확보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사진은 FIFA공식매장으로 선정돼 남아공월드컵 마스코트 '자쿠미'와 서포터스 티셔츠, 액세서리 등을 판매하고 있는 홈플러스 매장. 홈플러스 제공

맥주와 치킨 등의 먹을거리가 월드컵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그리스와의 남아공월드컵 예선 1차전이 벌어졌던 12일 경우 유통업계에서는 먹을거리와 응원용품 등이 불티나게 팔리며 특수를 누렸다. 유통업계는 17일 오후 8시 30분에 있을 아르헨티나와의 2차전에서는 응원인파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치킨의 경우에는 준비한 물량이 동이 났던 1차전 경험을 고려해 2배 이상을 준비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갈릭치킨의 경우 평소 8천원이던 것을 절반 가격인 3천980원에 판매한다"며 "아무래도 가격이 저렴해 많은 고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됐던 만큼 평소 물량의 6배(1차전 2배)를 준비해 놓고 있다"고 밝혔다.

한 대형마트 측은 "일단 17일 아르헨티나전에 승리하면 16강에 진출할 확률이 높아지는 만큼 지금 유통업계는 16강 진출을 대비한 향후 물량 확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16강에 진출하기만 하면 먹을거리는 물론이고 티셔츠 등의 응원용품도 판매량이 수십배 늘어나게 되는 만큼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실 12일 하루에 벌어졌던 월드컵 특수만 해도 기대 이상이었다. 홈플러스는 12일 하루 동안 캔맥주는 평소 주말에 비해 40% 늘었고, 수입맥주류는 3배 가까이 판매량이 증가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수입맥주의 경우 '5병 골라 1만원' 행사를 진행함에 따라 특히 판매량이 많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치킨도 평소와 비교해 3배나 많이 팔렸다. 매장 관계자는 "3배나 많은 물량을 준비했지만 오후 3시가 되자 벌써 동이 나 절품안내를 해야 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며 "특히 거리응원전이 벌어졌던 두류공원이나 대구시민운동장과 거리가 가까운 점포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그 외에도 탄산음료(2배), 건과류(50%), 진미류(20%), 스낵류(20%) 등이 많이 팔렸다.

12일 동성로 거리응원전이 벌어졌던 대구백화점 본점도 때아닌 맥주 품귀현상을 빚었다. 평소 판매량의 10배에 이르는 맥주가 팔려나가면서 진열대를 채워넣기 바쁠 지경이었던 것. 그 외에도 안주류와 음료수, 샌드위치 등의 먹을거리가 평소에 비해 2배 이상 판매량이 늘었다. 응원장과는 거리가 먼 대백프라자점에서도 맥주 3배, 족발 4배, 닭강정 2배 등 먹을거리 판매량이 급증했다.

응원용품을 찾는 사람들도 크게 늘고 있다. 가장 인기가 높은 아이템은 붉은색 티셔츠. 붉은악마 공식티셔츠를 단독 판매하고 있는 홈플러스의 경우에는 대구에서만 2만장, 전국적으로 50만장 이상 판매됐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측은 "천안함 사태와 지방선거 등이 맞물리면서 판매량이 크게 늘지 않아 걱정했지만 경기를 코앞에 두고 응원용품 매출이 크게 늘어났다"며 "특히 12일 그리스전에서 승리하면서 뒤늦게 티셔츠를 장만하려는 사람들도 많아 티셔츠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다"고 했다. 붉은악마 머리띠, 응원 머플러, 응원 양말, 야외용 방석, 1회용 스티커, 나팔 등 관련 용품들을 한자리에 모아 판매하는 코너도 만들어졌으며, 1천원 균일가 응원도구 모음전도 마련됐다.

하지만 이런 특수가 매장 전체 매출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경기 시간 동안 매장을 찾는 사람들이 급격히 줄면서 전체 매출은 평소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것. 홈플러스 측은 "전체 매출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소비자들의 편의와, 16강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응원을 즐기는 데 불편함이 없게끔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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