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여년 전, 비발디로 시작해 고전과 낭만을 거쳐 현대음악, 곧 윤이상까지의 음악사는 클래식의 역사이면서 동시에 인류의 역사이기도 하다. 이 책의 저자는 클래식의 역사를 '불협화음'에 중점을 맞춰 들여다본다. 지금 우리가 일부 현대 음악을 때로 부담스러운 격정으로 여기듯 혹시 과거의 클래식 역시 그 당대에는 불편한 음악이 아니었을까.
지금까지 살아남은 클래식 음악은 대부분 당대의 한계와 규범, 질서를 넘어서고자 한 욕망의 결정체다. "당시 관습이나 진부한 관행에 고개를 숙인 음악이 있다면 오늘날까지 살아남지 못했거나 그저 기록에 그쳤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비발디는 바로크 시대의 감수성을 느끼게 하고 베토벤은 18세기의 열망과 19세기의 고독을 들려주고 있으며 말러는 유럽의 근대문명이 비틀거리면서 침통하게 쇠락해 가는 풍경을 보여준다.
이 책은 여느 클래식 책과는 달리 개별 작곡가의 신상명세나 에피소드를 가능한 줄이고 당대의 역사적, 정치적 상황 속에서 음악가의 삶과 작품을 들려준다. 저자는 서양의 작곡가가 지금 우리 마음에 감동을 주는 것은 "그 유려한 선율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시대를 끌어안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500쪽, 2만6천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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