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배치, 통합 연구공간 지향
영남권 과학인재 요람
영남권 R&D(연구개발) 허브를 목표로 2004년 9월 설립된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이 2012년 학부 과정 개교를 앞두고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달 8일 DGIST는 '학위과정 시설종합기본계획'(Master Plan) 설명회를 열고 학교 공간배치도를 공개했다. DGIST 학생들이 공부할 공간이 처음으로 소개된 것이다.
DGIST는 또 내년 3월 설립되는 대학원 과정과 관련, 뇌과학·로봇공학·정보통신융합공학·에너지시스템공학 등 4개 전공 분야에서 공부할 석·박사(대학원 과정)를 9월쯤 특차전형과 11월 일반전형을 통해 모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집정원은 박사과정 40명, 석사과정 80명이다. 디자인과학 분야는 추후 개설할 예정이다.
◆학교 배치 콘셉트는?
이날 DGIST가 밝힌 학위과정 시설종합기본계획에 따르면 학교 배치 콘셉트는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첫번째가 다른 학교들이 대체로 단과대별로 분화하고 독립적으로 배치했던 공간인 교육지원시설(도서관, 식당, 콘퍼런스 센터, 학생복지시설, 어학원, 라운지, 공통강의실 등)을 통합하고 대공간화한 것이다. 이는 학문 간 통합과 융합이 대세인 최근 추세를 반영하기 위해 통섭(統攝) 공간 구축을 유도했다고 DGIST 관계자는 설명했다.
두번째는 지속 가능성에 기반을 둔 친환경 연구단지다. 마스터플랜 초기 단계부터 복원, 보존, 활용, 변환의 프로세스에 따라 도입한 것으로, 자연환경 훼손과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한 친환경 건축물로 만들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연구공간 지향이다. 효율성과 가변성을 극대화한 'LAB SYSTEM'(연구실 환경)으로 연구환경에 따라 레이아웃을 조절할 수 있는 유동적인 공간 구조를 구축한다. 소통과 융합을 위한 공간구조로, 학부 단위의 학술 세미나·전시·휴식·데이터 검색 등이 가능한 통섭 홀과 교수-학생 간의 적극적인 교류를 유발하는 인터렉션 브리지로 구성된다.
DGIST 관계자는 "자연환경을 적극적으로 유입한 쾌적한 연구환경을 위해 모든 교수실을 남향에 배치하고, 실험실은 균질한 조도 확보를 위해 북향으로 배치했다"며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햇빛을 건물 전체에 유입할 수 있는 아트리움 형태로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수 인재 모집이 관건
DGIST는 내년 개설되는 대학원 과정(석·박사)을 위해 9월쯤 특차전형, 11월엔 일반전형을 계획하고 있다. 모집 분야는 뇌과학전공, 로봇공학전공, 정보통신융합공학전공, 에너지시스템공학전공 등 4개 전공 분야이며 모집 정원은 박사과정 40명, 석사과정 80명이다.
영남권 R&D 허브를 목표로 2004년 설립된 DGIST는 그동안 숱한 악재를 겪는 바람에 개교가 많이 늦어졌다. 그 바람에 최근 개교한 광주과학기술원(GIST), 울산과학기술대(UNIST)와의 격차는 한층 더 벌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결국 후발주자인 DGIST가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요건은 우수 인재 모집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이를 위해 DGIST는 올해 예정된 석·박사 모집에 '올인'을 선언했다. 개교 초기 학교 이미지가 평생을 좌우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DGIST 이인선 원장은 "한번 굳어진 학교 이미지를 바꾸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래서 개교 직후 얼마나 많은 인재가 몰리느냐가 학교 성패와 직결된다"고 했다.
그래서 100% 영어면접과 심층면접 등 2, 3일 동안 면접 시험을 치르며 옥석 고르기에 나설 예정이다. 또 DGIST가 정한 기준에 미달할 경우 모집 정원을 채우지 않더라도 비워둔다는 방침이다.
◆우수 학생은 스타 교수 확보로
DGIST가 고급 인재의 요람이 되기 위해서는 우수 연구원 및 교수진 확보가 급선무다. 게다가 미개척 분야인 뇌과학을 특성화한 DGIST의 경우 우수 연구진 유치는 사활이 걸린 문제다. 특히 대학원 과정 경우 학교 '브랜드' 보다 어떤 '스승'이 있느냐에 따라 우수 석·박사급 학생의 지원 여부가 갈리기 때문에 세계적 석학의 DGIST 포진은 곧 학교의 경쟁력과 직결된다.
이 원장은 "우수 학생을 모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생들이 믿고 배울 수 있는 세계적인 교수가 중요하다"며 "그동안 각 전공별 국내 석학을 위원장으로 구성한 교수추천위원회를 통해 국내외 우수교원을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DGIST는 올 1월 세계적 뇌과학자인 가브리엘 로네트 교수에 이어 최근엔 의료로봇 분야에서 명성을 인정받고 있는 브래들리 넬슨 교수와 정보통신융합공학 분야에서 우수 과학자로 인정받고 있는 미 워싱턴대 샘 정(Sam Chung) 교수를 초빙했다. 이들 외에도 일본 나고야대 마이크로시스템학과 후쿠다 교수와 규슈대 홍재성 교수, 수술로봇 분야 개척자인 영국 임페리얼대 브라이언 데이비스 교수, KAIST 조형석 교수 등과 이미 초빙 계약을 맺은 상태다.
◆한국뇌연구원 유치로 특성화 견인
DGIST는 우리나라 뇌융합 산업의 '브레인'이라는 목표를 최대 과제로 삼고 있다. 광주 GIST의 광산업과 울산 UNIST의 에너지, 대전 KAIST의 신약 특화처럼 DGIST를 뇌과학 분야로 특성화 및 브랜드화해 차별화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추진 중인 한국뇌연구원 유치가 필수다. 한국뇌연구원에는 2020년까지 총 3천297억원이 투입되며 유치에 성공할 경우 매년 420억원 정도의 연구개발비를 국비로 지원받을 수 있다. 특히 미개척 분야인 뇌 연구를 선점할 경우 정부가 추진 중인 '뇌융합 원천기술 개발과 G7 수준의 뇌강국 진입' 프로젝트의 거점대학으로 나설 수 있다. DGIST가 후발주자라는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이 원장은 "정부가 올 초 한국뇌연구원 입지 장소를 결정할 계획이었으나 세종시 문제 등으로 인해 연기되고 있다"며 "뇌과학 특성화를 내세운 DGIST는 물론 의료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메디시티' 대구라는 강점을 내세워 반드시 뇌연구원을 유치, 지역 미래의 핵심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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