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위기 극복을 위한 '소통경영'

입력 2010-06-16 07:57:22

위기의 극복-30년전의 가나와 한국

1960년대 초의 한국과 아프리카의 가나는 1인당 국민총생산(GNP), 농업의존도 등 거의 모든 지표에서 경제상황이 서로 유사했는데 그로부터 30년 후 한국은 1인당 GNP가 가나의 15배나 되는 산업 강국으로 자랐다.

경제규모 세계 12위, 식민지였다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유일한 나라. 사실, 현재 대한민국의 모습은 가히 기적이다. 일본의 40년 압제와 6'25전쟁, 분단 60년이라는 악조건을 딛고 이룩한 성과치고는 정말 기적에 가깝다. '짝퉁' 만들기에 급급하던 우리 손으로 반도체, LCD, 휴대폰 등 세계 초일류 제품을 만들고 있다. 세계가 한국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2008년 말 미국발 금융위기와 최근 남유럽의 금융위기로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OECD국가 중 2010년 한국의 경제는 5.8% 상승하는 경제 성장률 2위 국가로 예측하고 있다.

변화의 흐름에 이탈하면-MS와 애플

올 들어 애플이 정보기술(IT) 업계의 새로운 왕으로 등극했다. 영원할 것 같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아성도 변화의 물결 앞에서 결국 무너졌다. 지난달 26일 애플의 시가총액은 2천221억2천만달러(약 27조원)로 2천191억8천만달러인 MS를 제치고 세계 최대 IT기업의 자리에 올랐다.

1975년 4월 1일 스티브 잡스(55)가 애플을 창업하고 사흘 뒤 빌 게이츠(55)는 MS를 세운 이후 IT업계의 동갑내기 두 천재는 35년에 걸쳐 경쟁을 벌여왔다. MS는 1985년 윈도, 1989년 오피스를 내놓으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반면 애플은 내분 끝에 잡스가 1985년 쫓겨나고 매킨토시 노트북 등 신제품이 실패하면서 몰락의 길을 걸었다.

1997년 잡스가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한 뒤 애플은 반격의 계기를 맞았다. 애플이 아이팟(2001년), 아이폰(2007년), 아이패드(2010년)를 잇달아 히트시키는 동안 MS는 뚜렷하게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지 못해 결국 21년 만에 시가 총액이 역전된 것이다. 잡스는 새 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그런 제품이 팔리겠느냐"는 사회적 통념에 도전했고 위험을 감수했다. 그 결과 디지털 음악기기와 휴대전화의 개념을 완전히 바꿔 놓았으며, 거대해진 MS는 능동적으로 변화를 이끌지 못했다. 뉴욕타임스는 "애플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려고 치열하게 노력하는 동안 MS는 현상을 유지하려고만 했다"고 꼬집었다.

소통을 통한 변화에 대응-미래와 창조

오늘날 통신기술의 발달로 소통은 시간과 공간의 제한을 넘어서 시간에 의한 공간의 동시성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것은 세계의 변화 속도인 소통이 빨라졌음을 의미한다. 소통은 끊임없는 흐름이요, 탈 영역을 실현하는 이질성과의 만남이다. 따라서 새로운 생산을 낳는 방향으로 변화하며 이것이 곧 창조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글로벌 변화에 소통하지 못하면 변화의 큰 흐름에서 탈락하며 그 결과는 자명할 것이다.

최근 삼성그룹에 이건희 회장의 '소통경영'이 유행처럼 번져가고 있는 이유는 '장자(莊子)의 소통철학'을 통해 한 차원 높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인류역사를 보더라도 역사적으로 큰 획을 그은 사건은 새로운 미래와의 소통이었다. 소통은 새로운 만남이요, 경험과 인식의 확장이며 이런 면에서 늘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창이다. 넓은 의미에서 국가경영, 기업경영, 개인경영 등 다양한 분야에 소통을 통하여 변화에 대응하고 위기를 관리한다면 강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오늘날 급변하는 세계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열린 사고와 창의성에 바탕을 둔 토론과 소통의 협동학습을 통하여 이기심과 탐욕의 교육이 아닌 공생과 협력의 교육정책을 계획하고 실행한다면 글로벌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뿐만 아니라, 열린 사회의 기틀을 마련하여 한국사회에 나타나는 이질성을 최소화하여 국가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김영식 창업진흥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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