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분희 ㈜메시인터내셔널 대표이사
"15억원을 들여 622억원이 남는 사업이라면 가히 황금시장 아닐까요? 이 분야는 공장을 필요로 하지 않으면서도 고부가가치인 그야말로 알짜입니다."
김분희(43) ㈜메시인터내셔널 대표이사는 지난해 고양 킨텍스(KINTEX)에서 개최된 기업회의 '허벌라이프 아시아·태평양 엑스트라 베간자'에 참여한 인사들이 사흘간 사용한 비용이 총 622억원이라고 귀띔했다. 회의 유치 비용은 15억원에 불과했다. 그는 "자원이 없는 나라, 그런 나라 중에서도 산업성장 잠재력이 약한 내륙 도시들은 마이스(MICE)산업에 눈을 돌려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MICE는 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 컨벤션(Convention), 전시회(Exhibition)를 아우르는 '비즈니스 여행'을 총칭한다. 대구 엑스코 등지에서 열리는 국제자동차전시회나 학회 등과 다르지 않다. 마이스가 차세대 황금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점은 공해를 유발하지 않는 데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부가가치 창출 효과도 크기 때문이다. 각국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그린비즈니스의 꽃이라 불린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2007년 기준 국제회의 참가자들의 1인당 직접 지출은 평균 2천488달러로 일반 관광객의 2.8배나 된다. 이는 마이스 관광객 3명을 불러들이면 중형 자동차 1대를 수출하는 것과 같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대표는 "마이스 관광객의 직접 지출 외에 일일이 계량할 수 없는 홍보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국제회의 참가자는 대개 각국 해당 분야의 여론 주도층이어서 회의 참가 뒤 귀국해 자연스럽게 대한민국의 국가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홍보맨으로서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회의 현장에 노출된 국내 상품의 홍보 효과도 덤이다.
세계 속 한국의 마이스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국제회의 개최 건수는 미국의 5분의 1 수준이고, 국내 총생산(GDP)의 0.45%에 불과한 실정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회사가 작으면 어때? 다니면서 키우면 되지'라는 광고 문구를 예로 들면서 "앞으로 성장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마이스산업을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선정해 국무총리실 산하에 '전시컨벤션육성협의회'를 구성하는 등 집중 육성에 나서는 점도 매력이라고 했다.
마이스를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 김 대표는 "외국어 등 이 분야에서 필요한 스펙은 기본이지만 무엇보다 개인의 상상력이 중요하다. 또 일이 성사되기까지 수년간의 사전 활동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회의 주최 측과 신뢰를 유지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신뢰의 중요함을 이야기하던 김 대표는 대구시에 대한 섭섭한 감정을 드러냈다. 대구 세계에너지총회를 유치하면서 수년간 대구시와 사전 활동을 벌여왔으나 유치가 성사된 뒤에는 대구시가 모른 척하면서 주관사로 ㈜메시를 제치고 다른 회사를 선정했던 것. 결국 3년간의 노력과 수억원에 달하는 손해를 떠안게 됐던 김 대표는 "억울한 마음에 화도 나고 울기도 많이 울었지만 돌이켜보면 너무 순진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자신의 역량 개발과 외국 선진문화 흡수에만 열을 올리고, 국내에 잔존하는 학연·지연·로비 문화를 간과했다는 설명이었다.
뼈아픈 기억 덕에 자기 발전에 더욱 열을 올리게 됐다. 홍콩(폴리텍대학)으로 등하교를 하면서 석사 과정에 몰입했고, 외국인들과의 교류 폭도 한층 넓혀 나갔다.
"우선 내가 커야 불합리한 이 바닥 문화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실력과 노력이 인정되는 풍토를 만들어 반드시 후배들에게 물려줄 계획입니다." 그동안 수백명~3천명 규모의 회의를 1천여건 추진한 회사이지만 올해 100억원 매출을 달성, 국내 굴지의 전시컨벤션회사를 만든다는 계획에 김 대표가 올인하는 이유이다.
김 대표는 경북 영덕 강구초·중, 경북여고, 경희대를 졸업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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