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근무제 도입 이후 레저활동이 증가하면서 캠핑 문화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특히 레저형 자동차 소유가 늘어 오토캠핑 열기가 뜨겁다.
오토캠핑(autocamping)은 '오토모빌'(automobile)과 '캠핑'(camping)의 합성어로 자동차에 텐트와 취사도구 등을 싣고 산과 바다를 찾아가 야영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국내 캠핑인구는 60만명으로 추산되며 3년 내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캠핑용품 시장 규모도 3천억원에 이른다. 점점 인기를 더해 가는 오토캠핑의 세계를 소개한다.
◆인기 비결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고 자연을 정원 삼아 만찬을 즐길 수 있는 오토캠핑은 아늑한 숙박시설에서 묵는 여행과 달리 거칠면서도 독특한 매력을 선사한다. 경쟁과 속도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자연의 품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할 기회도 제공한다.
캠핑 환경의 진화도 한몫 하고 있다. 지금의 오토캠핑은 불편한 기억들이 가득했던 1970, 80년대 캠핑과 질적으로 다르다. 장비와 시설 모두 비약적으로 발전했기 때문. 과거 캠핑 장비는 작고 열악했지만 지금은 쾌적해졌다. 좁고 작은 텐트가 아니라 침실과 거실이 있는 아파트 같은 텐트가 등장했다. 집처럼 편안한 캠핑을 추구하기 위해 개발된 수백가지의 캠핑 장비는 캠퍼에게 상황에 맞는 편리함을 제공한다. 마니아들은 오토캠핑에 빠져들면 쉽게 헤어나기 힘든 이유 중 하나가 장비 때문이라고 말한다. 장비를 하나씩 마련해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재미도 쏠쏠하다는 것.
캠핑장도 변했다. 과거 캠핑장은 주차장에서 짐을 일일이 날라야 했다. 시설도 텐트를 칠 수 있는 장소와 화장실, 음수대가 전부였다. 하지만 지금의 캠핑장은 텐트 바로 옆에 주차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장비를 나르는 불편함이 대폭 줄었다. 깨끗한 화장실과 취사장 뿐 아니라 온수가 나오는 샤워장,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곳도 있다.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것도 인기 원인이다. 이전의 캠핑이 아버지만을 위한 여가활동이었다면 오토캠핑은 가족 중심이다.
오토캠핑 문화를 이끌고 있는 30, 40대 가장들은 가족들과 교감하기 위해 오토캠핑을 떠난다. 자연 속에서 아이들과 뛰어놀거나 누워서 별을 보며 못다한 이야기꽃을 피우다 보면 추억과 낭만이 새록새록 쌓인다.
◆초보자 가이드
기본 장비만 갖추면 초보자도 충분히 오토캠핑을 즐길 수 있다.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장비는 텐트'침낭'매트'그늘막'테이블'의자'랜턴'버너'코펠 정도다. 겨울에는 난방기기가 추가된다.
처음부터 장비 욕심은 금물이다. 집에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하며 지름신이 강림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버너의 경우 집집마다 사용하지 않은 것이 한두개쯤 있기 마련. 창고에 처박아두었던 장비를 꺼내 손질하는 것이 우선이다. 전문가들은 장비 구입에 앞서 '왜 오토캠핑을 하는가'라고 스스로에게 자문해 보라고 권한다. '남들 하니까' '한두번 나가 보니까 좋아서'라는 이유로 장비를 구입할 경우 오래 가지 못한다는 것.
취미가 붙으면 장비를 하나둘 구입한다. 초보자들은 고가 장비가 필요 없다. 마니아가 되면 장비를 자주 바꾸기 때문이다. 가격은 돔형 텐트의 경우 20만원대, 리빙셀 텐트는 50만~60만원대, 그늘막은 20만원대, 침낭은 10만원대, 야외테이블은 10만원대, 버너는 3만~4만원, 랜턴은 9만~10만원, 난방기기는 15만~20만원이 적당하며 매트는 1만~1만5천원짜리 발포형 2장, 의자는 5만원짜리 4개 정도 있으면 무난하다.
텐트는 무조건 큰 것보다 함께 떠나는 사람이나 가족 수를 고려해 적당한 크기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유의해서 봐야 할 것은 텐트에 표시된 내수압(방수능력을 나타내는 단위)이다. 내수압이 클수록 방수능력이 뛰어나다는 의미다. 최근 출시되는 텐트의 경우 돔형은 1,800mm, 오토캠핑용 리빙셀은 3,000mm의 내수압이 일반적이다. 침낭은 머미형과 사각형이 있는데 가족캠핑에는 사각형이 활용도가 높다. 에어매트를 구입할 경우 공기를 넣었을 때 딱딱한 것이 허리에 부담을 덜 준다.
캠핑을 떠나기 전에 캠핑장 여건을 미리 체크하는 것이 좋다. 초보자들은 대중적인 선호도가 높은 오토캠핑장을 찾는 게 낫다.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대형 캠핑장은 대부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시설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여유로운 오토캠핑을 즐기기 위해서는 소모품을 넉넉히 준비하고 일교차가 심한 계절에는 여분의 옷과 담요를 챙겨야 한다. 장마철과 집중호우가 예상되는 여름철에는 갑작스런 기후변화에도 대처해야 한다.
◆인터넷을 활용하라
인터넷 카페를 통해 정보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장비를 구입할 때 인터넷 카페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캠핑 장비는 온'오프라인에서 모두 구입할 수 있지만 통상 오프라인 가격이 조금 싸다. 카페에 가입해 공동구매에 참석하면 질 좋은 상품을 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다.
오토캠핑 인구가 늘어나면서 인터넷 카페도 많이 개설돼 있다. 전문가들이 정보를 얻기에 적당한 카페로 추천하는 곳은 '캠핑퍼스트'(cafe.naver.com/campingfir
st)와 '캠핑하는 사람들'(cafe.daum.net/campingpeo
ple)이다. 캠핑퍼스트는 초보자, 캠핑하는 사람들은 고급자를 위한 정보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초보와 고수의 차이점
휴가철인 7, 8월 초보들은 대중적인 장소로 오토캠핑을 떠나지만 고수들은 자기만 아는 곳에서 오토캠핑을 즐긴다. 발디딜 틈 없이 붐비는 인파 속에서는 제대로 된 오토캠핑의 맛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마니아들은 수년간 전국을 다니다 보면 우연찮게 캠핑하기 좋은 장소를 한두 곳 발견하게 된다고 한다. 오염을 막기 위해 비밀 장소는 아무에게나 공개하지 않고 같은 코드를 가진 몇명에게만 알려준다.
장비에서도 차이가 많이 난다. 텐트의 경우 마니아들은 여름용'겨울용'1인용'4인용 등 용도에 따라 여러 개를 소유한 경우가 많다. 가격도 마니아들이 사용하는 초고가 텐트는 300만~600만원에 이른다. 장비 종류도 다양하다. 현재 오토캠핑용으로 나온 장비는 200여 가지 정도다. 집에서 사용하는 웬만한 용품이 모두 오토캠핑용으로 개발돼 있다. 마니아들은 장비를 거의 다 갖추고 있다. 구입 비용만 2천만원을 훌쩍 넘어간다. 간단한 장비는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마니아들도 있다. 더 애착이 가고 자기 취향과 필요성에 맞게 제작됐기 때문에 쓸모도 많다는 것. 또 마니아들은 오토캠핑장에서 오토캠핑의 재미를 배가시켜 줄 수 있는 낚시'등산'패러글라이딩 등을 함께 즐기는 경우가 많다.
◆오토캠핑장
오토캠핑을 즐길 수 있는 장소가 전국에 300여 곳 조성돼 있다. 캠핑장마다 특색이 있다. 부족할 것 없는 시설을 갖춘 오토캠핑장부터 야영장, 자연휴양림, 수련원까지 다양하다. 시설이 훌륭한 곳으로는 가평 자라섬오토캠핑장, 동해 망상오토캠핑장, 해남 땅끝오토캠핑장, 태안 학암포오토캠핑장 등이 꼽힌다.
바다를 볼 수 있는 곳으로는 양양 바다캠프'서천 해오름관광농원'거제 자연휴양림이 꼽히며 숲이 좋은 곳으로는 횡성 청태산 자연휴양림'양양 미천골 자연휴양림'봉화 청옥산 자연휴양림'울진 통고산 자연휴양림'광양 백운산 자연휴양림이 유명하다. 낚시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는 영월 별마로빌리지'평창 두룬산방'금산 적벽강'봉화 마방이 잘 알려져 있고 테마파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으로는 장성 홍길동테마파크'무주 반디랜드'고성 당항포오토캠핑장'거창 민들레울 등이 있다.
지역에서는 대구 비슬산 자연휴양림, 경주 토함산 자연휴양림, 구미 옥성 자연휴양림, 군위 장곡 자연휴양림, 문경 불정 자연휴양림, 상주 성주봉 자연휴양림, 안동 계명산 자연휴양림, 영덕 칠보산 자연휴양림, 영양 검마산 자연휴양림, 영주 소백산 삼가야영장, 영천 임고 강변공원, 울주 신불산 폭포자연휴양림, 울진 구수곡 자연휴양림, 의성 빙계오토캠핑장, 청도 운문산 자연휴양림, 청송 주왕산 상의오토캠핑장, 칠곡 가산산성 야영장 등에서 오토캠핑을 즐길 수 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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