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시장 '금복주 아성' 흔들…점유율 2.8%↓

입력 2010-05-03 10:16:16

올 1분기 대구경북 점유율 2.8%나 추락

대구경북 소주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금복주의 시장 점유율 하락세가 심상찮다. 진로소주와의 각축 결과 시장점유율이 낮아지고 있으며 특히 지난해 연말 '수돗물' 사태 이후 시장 점유율이 두드러지게 떨어지고 있다.

◆금복주 시장 전선 빨간불?

지난해 1분기 금복주는 239만3천상자(360㎖, 30병 기준)의 소주를 판매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판매량은 227만4천상자로 떨어졌다. 올 1분기 판매량이 지난해 판매량의 95% 수준에 머무른 것. 대구경북지역의 소주 소비량이 1.9% 준 것을 감안하더라도 하락세가 예사롭지 않다.

경쟁사인 진로는 지난해 34만9천상자에서 올 1분기에는 41만1천상자로 판매량이 늘었다. 진로는 전국적으로도 1천346만6천상자를 팔아 전국 소주시장의 절반(50.1%)를 장악했다.

시장점유율로 살펴보면 금복주의 위기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1분기만 해도 86.7%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었지만 올 1분기 83.9%로 2.8% 하락했다. 특히 지난 3월 초 신제품을 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가 늘기는커녕 오히려 준 것이다.

반면 지난해 1분기만 해도 시장점유율 12.6%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던 진로가 올 1분기에는 15.2%(2.5% 상승)까지 올랐다. 진로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전국 시장에서의 소주 판매 증가율이 10.8%인데, 대구경북에서는 17.8% 판매 증가를 기록했다"며 "보수적인 대구경북민들의 입맛이 서서히 바뀌고 있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금복주의 하락 왜?

금복주의 시장점유율이 급격히 떨어진 것은 지난 연말 벌어진 수돗물 파동의 영향이 크다. '100% 천연암반수'라고 광고해왔던 참소주가 사실은 수돗물을 섞어 만든 사실이 밝혀진 것. 금복주는 시민들에게 사과하고 다시 대림생수(천연암반수)를 사용해 참소주를 만들겠다고 해명했지만 기업 이미지에 큰 금이 가고 말았다.

직장인 강모(39)씨는 "이전까지는 늘 참소주만을 마셔왔는데 지난 연말 언론의 보도를 접한 이후에는 다른 소주를 찾게 된다"며 "물이 바뀌었다고 해서 소주 맛에 별반 차이는 없겠지만 시민을 속였다는 사실에 화가 치민다"고 했다.

이런 사실은 경쟁사인 진로 참이슬의 약진으로도 증명이 되고 있다. 진로 관계자는 "2009년 3월 14.1%였던 시장점유율이 12월 13.7%까지 떨어졌었는데 금복주 사태 이후 올 1월 14.8%, 2월 15.2%, 3월 15.5% 등으로 시장점유율이 꾸준히 상승 중"이라며 "사실 지금껏 지역에서 시장점유율 1% 확보하기가 어려웠는데 갑자기 시장점유율이 올라가 놀라웠다"고 말했다.

젊은이들은 더 이상 지역기업이라고 해서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지 않는다는 점도 금복주로서 긴장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다. 대학가 주변이나 동성로 일대에서의 금복주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떨어지고 있는 것. 한 주류도매업자는 "젊은층들이 많이 찾는 지역에서는 진로와 금복주의 점유율이 비슷하게 나타날 정도"라며 "더 이상 금복주가 지역민들의 애향심에 기반한 마케팅만으로는 위기를 넘기기 힘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복주가 젊은층과 여성 음주자들을 겨냥해 내놓은 16.7도의 순한 소주 '스타일'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3월 초 출시 이후 한 달 판매량이 1만상자 정도에 머무르고 있는 것. 이에 대해 금복주 관계자는 "소주 입맛이 금세 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대학가와 동성로 타깃 업소를 중심으로 집중 마케팅을 벌이고 있으며 반응은 좋은 상태"라며 "점차적으로 마케팅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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