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칼럼] 젊은 여성에게 다발하는 갑상선암

입력 2010-04-15 10:03:15

조기발견시 대부분 완치…여자가 남자보다 5배 정도 많아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암등록본부의 '2009년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갑상선암은 우리나라에서 위암 다음으로 많다. 2006년도에 비해 남성에서는 24.5%, 여성에서는 26%나 증가해 다른 암 발생률 평균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최근 건강검진을 위해 방문한 28세 미혼 여성도 갑상선 초음파에서 1㎝의 결절이 발견돼 세침흡입세포검사 결과 유두암으로 진단되자 몹시 당황스러워했다. 건강검진을 목적으로 내원했다가 갑상선암으로 진단되는 환자가 다른 암보다 월등히 높아 검진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왜 이렇게 갑상선 암이 급증하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진단기술이 발전하고 검사가 보편화된 사실이 꼽힌다. 최근 건강검진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검사 중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과거에 진단되지 못했던 환자들까지 진단되면서 갑상선암이 급증한 것으로 추정된다.

갑상선은 여자가 남자보다 5배 정도 많지만 아직까지 그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암의 원인 역시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으나 목 부분 방사선 노출이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다. 과거 소련 체르노빌 원전사고 때는 사고현장 근처 소아에서 갑상선암이 다른 지역에 비해 5~8배 많이 발생하기도 했다. 유전자 이상도 원인 중 하나다. 갑상선호르몬 분비를 위해 필요한 요오드가 많이 함유된 해조류를 과다섭취하는 게 원인이라는 보고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갑상선암은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다. 갑상선(목) 부분에 혹 같은 것이 만져져 발견되기도 하고 목이 쉬고 음식을 삼킬 때 불편감, 부어오른 주위 림프절 등에 의해 발견되기도 한다. 진단으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으나 가장 간단한 초음파검사를 시행하고 결절이 있을 경우 세침흡입세포검사를 실시하면 확진할 수 있다.

갑상선암은 '거북이암'이라고 불릴 정도로 천천히 자라는 암이다. 일본에서는 검진으로 발견된 1㎝미만의 암일 경우 정기적인 경과 관찰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부 암은 빨리 진행하고 초기 수술시 한쪽 갑상선만 절제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수술이 권장된다. 갑상선암은 100명 중 98명이 완치된다는 말이 있듯이 빠른 발견과 치료가 동반된다면 완치시킬 수 있는 상당히 예후가 좋은 암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방사선에 노출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우선이다. 특히 소아는 더욱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비타민C, 채소류 등이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논란이 많다. 결론적으로 갑상선암은 예후가 좋은 암이기에 지나친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 조기 발견이 가장 좋은 방법이므로 정기적인 갑상선 초음파를 권한다.

서준원((재)한국의학연구소 대구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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