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정치인·NGO 한자리서 낙동강 정책탐사투어

입력 2010-04-12 10:32:59

보 건설현장 방문

낙동강 살리기 사업 보 건설이 속도를 내고 있다. 한나라당 조원진 국회의원 등 낙동강 정책탐사투어팀들이 보 건설 현장을 돌아보고 낙동강 주변 지역 개발 방안 등을 점검했다. 사진은 칠곡보에서의 정책탐사투어팀. 서명수기자
낙동강 살리기 사업 보 건설이 속도를 내고 있다. 한나라당 조원진 국회의원 등 낙동강 정책탐사투어팀들이 보 건설 현장을 돌아보고 낙동강 주변 지역 개발 방안 등을 점검했다. 사진은 칠곡보에서의 정책탐사투어팀. 서명수기자

'낙동강을 살리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주최하고 환경부와 국토해양부,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주관한 '세계 물의 날 기념 낙동강 정책탐사투어'가 벌어진 낙동강 칠백리에서는 '낙동강을 살리자'는 구호가 퍼졌다. 이번 정책탐사투어는 조원진(대구 달서병), 강성천(비례대표), 이화수(경기도 안산상록갑) 의원 등 환노위 소속 국회의원들이 대거 나선데다 그동안 4대강 사업에 반대해 온 NGO 측 인사들까지 대거 참여, 상주보에서부터 함안보에 이르기까지 낙동강 유역에 건설 중인 8개의 보 건설 현장을 직접 확인하고 점검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정책탐사는 어떻게 진행됐나

이번 정책탐사는 9일 오후 상주시 사벌면 퇴강리 낙동강변의 낙동강 칠백리 표지석 앞에서 이병석 국토해양위원장과 김관용 경북지사, 성윤환, 이한성 의원 등 지역의원은 물론 환경부와 국토부 및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발대식을 갖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어 10일 낙동강 상류의 첫 번째 보인 상주보 건설 현장을 시작으로 낙단보, 구미보, 칠곡보 방문에 이어 11일 강정보, 달성보, 합천보, 함안보 등 8개의 보 건설현장을 모두 방문해 현장 관계자로부터 핵심 공정 진척 상황을 보고받고 점검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이번 정책탐사가 조 의원 등 환노위가 주도한 때문인지 공사로 인한 낙동강 수질오염 문제와 생태계 교란 등 환경 영향 문제가 집중적으로 점검됐다. 보의 안전성과 우기에 대비한 공사 진행 상황, 낙동강 사업에 대한 대국민 홍보 부족, 생태 환경 복원 프로그램 등도 논의됐다.

상주보 건설 현장에서 조 의원은 현장 관계자들로부터 핵심 공정 진척 상황을 보고받고 환경 영향 문제에서부터 어도 설치에 이르기까지 우려되는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답변을 하나 하나 확인했다. 조 의원은 "상주보가 낙동강상류 지역에 건설 중인 첫 번째 보인 만큼 보의 안전성이 다른 어느 곳보다 중요시된다"고 강조했다.

투어 참석자들은 보 건설 공사 등 핵심 공정이 30% 이상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장마철에 대비한 공사진척 상황에도 관심을 보였다. 6월 중순 이후부터 시작될 장마와 집중호우에 앞서 보 설치 공사를 마칠 수 있는 지, 이상 기후에 따른 집중호우시 대책 등이 별도로 마련돼 있는지 등을 물었다. 이에 수자원공사와 건설 현장 관계자들은 "6월 이전에 보 설치 공사 등 상반기에 계획된 공사를 마치고 공사를 위해 설치한 가물막이를 철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단기간의 집중 공사로 인한 생태 환경 교란과 수질 개선 및 퇴적토 처리 문제도 논란거리 중의 하나였다. 정책탐사에 참여한 NGO관계자들이 이 문제를 집중 제기하자 수자원공사는 "낙동강 사업은 근본적으로 낙동강에 수량을 확보, 수질을 개선하는 사업이지 환경을 파괴하는 사업이 아니다"며 "공사 중에 일시적으로 탁도가 높아지는 등의 문제점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생태계가 건강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낙동강 문화 살리기와 함께하자

이번 정책탐사는 보 건설 현장뿐만 아니라 낙동강 주변의 역사문화유적을 함께 둘러보는 낙동강 문화탐방도 곁들여졌다. 상주시 사벌면 퇴강리에서 낙동강을 따라 자전거를 타는 행사를 갖는 것을 시작으로 도남서원과 청룡사 등 낙동강변의 유서깊은 문화 유적을 찾았고 이어 낙단보 건설 현장 인근의 관수루를 찾아 낙동강을 조망하기도 했다. 또 천년고찰인 구미의 '도리사'를 찾아 '낙동강 풍경소리 숲길'을 답사했고 칠곡에서는 왜관철교를 직접 걸어보면서 낙동강이 우리 역사에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 지를 되새기기도 했다.

◆정책탐사의 성과와 후속 대책

이번 정책탐사를 주도한 조 의원은 탐사를 마친 후 "지난해 낙동강 탐사투어에 이어 4대강 사업이 시작된 후 세계 물의 날을 맞아 2차 낙동강 탐사에 나섰다"며 "직접 공사 현장을 확인하니까 낙동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개념을 분명히 알게 됐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이 사업에 반대하는 종교 지도자와 시민단체 관계자 등을 두루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며 "보다 적극적인 소통과 홍보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낙동강은 역사를 담고 있는 생명의 강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면서 "이번 탐사에서 확인한 문제점들과 대책들을 4월 국회에서 챙기겠다"고 밝혔다.

한국수자원공사 반홍섭 경북지역본부장은 "우리 국민들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 식으로 4대강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잘못 인식하기도 하는데 이번 투어에서 지금까지 지적돼 온 문제점들에 대해 다시 한번 확인하고 개선방안을 찾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강형신 한나라당 수석전문위원은 "생각보다 (낙동강 사업을) 잘하고 있더라"며 "수질이 문제라고 했는데 직접 가서보니 깨끗해질 것으로 믿는다. 정부를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위원은 "그러나 생태계가 충격을 받아 단기적으로는 불안정해질 것"이라면서 "자연의 힘으로 생태계는 복원될 것이며 건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녹색환경연합 오세창 중앙회장은 "다 둘러보니 걱정했던 졸속 공사에 대한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며 "철야 작업으로 공기를 앞당기고 우기 전에 가물막이를 철거하는 등 일정대로 공사를 하고 우기 후에 공사를 재개하면 걱정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회장은 "단기간의 동시 공사로 인한 생태계 교란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서서히 시간을 두고 공사를 해야 생태계에 주는 충격을 줄여줄 수 있는데 생태계가 적응할 시간을 주지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상 기후에 따른 집중호우시의 토사 유입 등에 대한 대책 등도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낙동강 물길살리기 시민연대 김대희 수석대표는 "상당히 유익했지만 앞으로 보완하고 신경써야할 점도 적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도 조성 등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다"며 "공사로 인한 흙탕물 등 탁도를 걱정했으나 수질은 문제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글·사진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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