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안동 서후면 감식 유해 10여구 유품 등 발굴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7일 안동 서후면 저전리 일대에서 6·25전쟁 당시 낙동강 전투에서 전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해 10여구와 전투화 12족, 카빈총 탄창·대검류 등 유품 52점을 발굴하고 현장을 공개했다. 치열한 전투를 벌이다 이름없이 산화한 장병들의 유해가 60여년 만에 햇빛을 보게 된 것이다.
이곳은 1950년 7월 29일부터 8월 8일까지 안동 북부지역을 비롯해 일직면 등 낙동강 남쪽지역에서 수차례에 걸쳐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지역 중 하나이다.
특히 유해가 발굴된 이 일대에서는 풍기와 영주가 인민군에게 점령당하고 내성천 방어선이 무너지는 과정에서 UN군의 낙동강 방어선 구축의 일환으로 국군 8사단이 인민군 8사단과 12사단을 맞아 1950년 7월 31일부터 8월 1일까지 3일 동안 대대적 전투를 벌였다. 당시 제대로 수습되지 못한 전사자들의 유해가 상당수 매몰된 곳으로 추정된 지역이다.
속칭 '내성천 전투'로 불리는 이 전투에서 8사단 장병 500여명이 전사하는 등 2천500여명이 죽거나 다친 것으로 유해발굴감식단 관계자는 추정했다. 이들의 희생은 당시 인민군 남하 진출을 1주일 이상 지연시켜 낙동강 방어선 구축의 결정적 계기가 됐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날 공개된 발굴 현장에는 10여구의 유해가 좁은 공간에 엉킨 상태였으며 60년 동안 벗지 못한 군화 속에는 발가락뼈가 고스란히 남아 있어 유해발굴단의 눈시울을 붉히게 하였다. 발굴된 치아뼈에는 사랑니 등이 온전한 상태여서 15~17세 정도의 소년병 전사자로 추정돼 민족사 비극의 한 단면을 보여줬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주민 조통용(74)씨는 "당시 예고개에서 총소리가 들렸다. 마을 어른들이 피난을 가자고 해 피난길에 나섰다. 하지만 북한군이 앞서 도착하는 바람에 11일 만에 마을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며 "당시 아이들의 놀이터였던 개울가 옆에 있던 연못 둑에 24구의 시신이 수습돼 있었다"고 증언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이날 발굴된 유해를 중앙 유해감식소로 옮겨 개체 분류, DNA분석 등을 통해 현재 진행 중인 8사단 참전자 유가족 유전자 샘플과 비교해 신원확인 작업에 나선다. 신원이 확인될 경우 대전 현충원에 안장되지만 미확인 경우 일정기간 보관했다가 서울현충원 납골당에 안치하게 된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이용석(중령) 발굴과장은 "그동안 안동지역에는 일직면 평팔리 등 4차례에 걸친 발굴에서 27구의 유해를 발굴했다"며 "지금도 안동을 비롯해 다부동·영덕 등 전국 6개 지역에서 발굴작업이 진행 중에 있다"고 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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