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6·2地選 격전지] ⑩ 상주시장

입력 2010-03-22 09:21:47

'백전노장' 이정백 시장 對 '초년병' 구도

상주는 '지역발전'에 대한 열망이 뜨거웠다. 상주사람들은 혁신도시, 도청 이전, 경마공원 유치 등을 연이어 실패하면서 적지 않은 상실감과 소외감을 느끼고 있었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 '지역발전'이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예비후보들은 '1등 상주를 만들겠습니다', '만년 2등 상주, 이제 확 바꾸겠습니다' 등의 슬로건을 내걸고 상주시민들의 상실감을 파고들고 있다. 하지만 이정백 현 상주시장이 오랜 정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만만찮은 내공의 보유자여서 도전자들에게는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공천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할 성윤환 국회의원은 "경선은 자칫 돈 선거로 얼룩질 수 있어 피하고 싶다"며 "누가 상주를 발전시킬 인물인지를 두고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상주시장 선거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비유된다. 이정백 현 상주시장과 대항마로 나선 예비후보들의 경력이 뚜렷하게 비교된다.

백발을 자랑하는 이 시장은 백전노장이다. 농민운동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지금까지 축협조합장과 도의원, 상주시장 선거 등 7차례 출마를 했고, 6번 승리를 거뒀다. 선거 현장에서 뚝심이 있고, 상대 수읽기에도 능하다는 평이다.

문제는 지난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지원하면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성 의원과 관계가 껄끄럽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이 시장이 공천 국면에서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두 사람 모두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현재 관계는 괜찮다"고 말하는 수준으로 관계를 회복했다고 한다.

반면 3명의 예비후보들은 선거 경험이 전무하다시피하다. 성백영 전 한국주택공사 감사만이 17대 총선에 출마한 경험이 있다. 정치 경험만으로 봤을 땐 '초년병'들이다. 하지만 저마다 골리앗을 무너뜨린 다윗이 될 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예비후보들은 이 시장의 실정을 부각시켜 반사이득을 얻겠다는 계산이다. 또 공천에서 탈락하면 무소속 출마를 공언하고 있다. 살아 숨쉬는 생물이라는 정치의 속성상 결과를 속단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예비후보 중 다윗이 나타날지 아무도 모르지 않느냐는 것이다.

◆출마자들

이 시장은 공천을 자신했다. 그는 "4년간 임기 동안 상주 발전의 교두보를 확보했다"며 "일의 연속성을 위해서라도 재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상주가 보유한 역사.문화를 복원하고 재조명하는 일에 박차를 가하고, 시내에 각종 테마파크를 많이 만들어 인구 비례를 따지면 전국에서 상주가 공원이 제일 많은 도시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송병길 전 대구지법 상주지원 사법보좌관은 젊고 신선하다는 점을 앞세우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나 자신과 가족을 위해 살았다면 앞으로는 고향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여론이 강하다"며 "당선되면 상주와 구미.김천 통합 문제와 24%에 달하는 노인 인구를 감안해 노인복지 문제 해결에 주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광수 전 서울시 소방방제본부장은 4년 전 이 시장에 패한 설욕을 다짐했다. 그는 지난 지방선거 한나라당 경선에서 이 시장에게 100여표 차로 패했다. 그는 "4년 동안 상주에 거주하면서 24개 읍·면·동을 샅샅이 훑었다"며 "누구보다도 열심히 표밭을 다졌기 때문에 공천에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미래희망연대 소속인 성백영 전 대한주택공사 감사는 상주발전을 이끌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검찰공무원 출신인 그는 "검찰공무원으로서 가져야 할 신뢰와 원칙, 공평 등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정치 철학과 같다"고 말했다. 감사 시절 주공아파트 1천750세대를 유치한 것을 자신의 공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제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으로 출마한 전력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 같다.

상주·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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