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3'와 대결, 이랜드 선택 성공할까

입력 2010-03-09 10:54:52

대구는 전국에서 유통업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으로 손꼽힌다. 백화점 수만 해도 8개, 개점을 앞둔 롯데아울렛까지 더하면 아울렛점은 수는 10개에 달하는 상황 속에서 이랜드가 열세에 놓여있던 동아백화점을 인수한 것. 유통업계에서는 '백화점업계 빅3(롯데·현대·신세계)와 경쟁구도 속에서 과연 이랜드가 성공할 수 있을까'란 기대와 우려를 함께 보내고 있다.

이랜드는 동아백화점이라는 명칭을 그대로 사용해 기존 동아의 프리미엄을 누린다는 계획이다. 이랜드리테일 오상흔 대표는 8일 기자회견에서 "현재로는 '동아'라는 명칭을 그대로 사용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동아가 역사가 있는 백화점이다보니 지역정서를 감안한 차원에서 그대로 사용하기로 한 것.

이랜드 관계자는 "아직 실사를 하지 않은 단계라 지역별 MD(상품기획) 개편을 하는 과정에서 명칭에 대한 고민도 다시하게 될 것"이라며 "당분간 사용한 뒤 향후 고객의 선호도를 고려해 계속 사용하거나 변화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랜드가 지역 연고나 기반이 전혀 없는 대구에 유통사업 첫 진출을 하게 된 것도 좀 의외의 결과다. 지역 진출을 특별히 염두에 둔 M&A냐는 질문에 이랜드그룹 최상호 이사는 "C&우방랜드와 동아백화점 인수는 공교롭게도 시기가 맞아떨어진 것이지 대구 진출을 특별히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면서 "그룹 유동성이 풍부한 상태에서 그룹 차원에서 필요하고 마침 '좋은 물건'이 시장에 싸게 나왔기 때문에 인수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구가 유통사업을 벌이기에는 쉬운 고장이 아니다. 대형 자본들이 속속 진출해 대격돌을 예고하고 있는데다 아울렛과 쇼핑센터 등은 이미 포화상태인 것. 이에 대해 이랜드 관계자는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은 시장성이 있다는 이야기로 풀이된다"며 "대구는 유통뿐만 아니라 패션 등과 관련된 산업이 산재해 있어 향후 발전 여력 같은 것도 고려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랜드는 기존 백화점과는 차별화된 경영 방식을 통해 백화점 업계를 평정한다는 계획이다. 오 대표는 "현대·롯데·신세계 등 백화점업계 빅3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동아백화점을 기존 백화점과 동일한 형태로 가져 가서는 어렵다고 본다"며 "현재의 백화점들이 상위 20% 고객을 타깃으로 하고 있는 만큼 이랜드는 나머지 80%의 서민들이 마음 편하게 쇼핑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랜드 관계자는 "현재 백화점의 수수료율이 30~35%에 달하는 만큼 이런 수수료율을 낮춰 가격 경쟁력을 가지는 방안과, 60개에 이르는 이랜드 소속 브랜드와 40여개의 PB브랜드를 통한 직영매장 운영도 고려 중"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한윤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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