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이야기] 봄나물

입력 2010-02-25 17:17:17

비타민C 풍부, 칼슘'철분'무기질 많이 함유해 몸에 활력 준다

이제 곧 봄이다. 봄은 대지와 만물이 깨어나는 계절이지만 사람들로서는 겨울 동안 움츠려 있다가 따스한 봄 기운에 적응하지 못해 연방 하품을 쏟아내며 나른함에 젖을 수밖에 없는 때다. 게다가 춘삼월 봄날씨는 따뜻하다가 서늘하다가 도대체 종잡을 수 없어 겨울 환경에 익숙해 있던 신체가 따라가기 쉽지 않다. 갑작스레 활동량이 늘어 비타민을 비롯한 각종 영양소 공급이 부족한 점도 봄의 피로를 부추긴다.

이럴 때 가장 좋은 음식은 나물이다. 언 대지를 뚫고 힘차게 솟아오른 봄나물의 생명력은 그 자체로 자연의 축복이다. 요즘은 비닐하우스와 냉장고 덕분에 계절에 관계없이 갖가지 음식을 먹을 수 있지만 겨울철에는 여전히 묵은 김장김치와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장조림, 젓갈 등이 밥상의 가운데를 차지한다. 그렇게 겨울 동안 묵은 음식으로 입맛이 마르고, 싱싱한 야채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해 영양 불균형을 이룬 신체는 봄이 되면 급격하게 영양소 공급을 요구한다. 봄나물은 우리 몸의 요구를 가장 빠르게 들어줄 수 있는 최고의 음식이다. 무엇보다 비타민C가 풍부하고 칼슘과 철분 등 무기질을 많이 함유해 나른한 몸에 활력을 준다. 식물성 식이섬유는 수분 흡수 능력이 뛰어나 변비 등을 예방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려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봄나물은 쑥, 달래, 냉이, 두릅 등 손가락으로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다. 이 가운데 요즘은 잘 먹지 않는 나물들에도 관심을 가져 보자. 슈퍼마켓이 대형소매점에서 향기롭고 상큼한 나물만 찾지 말고 산과 들로 나가 보자. 사람들의 관심에서 밀려나 밥상에 좀체 오르지 못하는 나물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직접 뜯어온 나물로 밥상을 채우는 즐거움까지 누릴 수 있다면 봄의 피로는 이내 물러갈 것이다.

그런 나물들로는 씀바귀, 쑥부쟁이, 돌나물 등이 대표적이다. 씀바귀는 쌉싸래한 맛이 우선은 입에 안 맞지만 입맛을 돋우는 데는 그만이다. 얼핏 보면 냉이와 비슷한데 가장자리가 톱니 모양인 잎이 길고 잎줄기가 하얀 점이 냉이와 다르다. 뿌리를 자르면 하얀 진이 나온다. 씀바귀는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각종 무기질과 영양소가 풍부해 겨울 동안 불균형했던 몸의 영양 상태를 제자리로 맞추는 데 그만이다.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이라면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쑥부쟁이는 습기가 약간 있는 산과 들에서 자란다. 이제 곧 밭이나 들, 조금 축축한 땅이라면 얼마든지 채취할 수 있다. 그냥 풀처럼 보이고 다 자라면 1m까지 큰다. 나물로 먹는 것은 이른 봄에 나는 10㎝ 미만의 어린 순이다. 데쳐서 먹거나 기름에 볶아먹기도 한다.

돌나물은 들판은 물론 바위 틈에서도 잘 자라는 번식력이 뛰어난 나물이다. 도시에서는 잘 먹지 않지만 시골에서는 지금도 나물로 먹고 물김치를 담글 때 쓰는 지역도 많다. 비타민C와 칼슘, 인 등이 풍부하다. 섬유소질이 적고 열량이 낮기 때문에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며 성인병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이 밖에도 곰취, 기름나물, 바위취, 질경이, 냉초 등 우리가 평소 먹지 않는 봄나물은 지천에 널려 있다.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한 입맛에 맞는 나물에만 빠져 있지 말고 가족이 함께 산으로 들로 다니며 이런 나물들을 직접 캐서 먹어 보자. 디지털 카메라에 자연의 모습과 요리 후의 모습을 담아 비교하는 재미도 놓치지 말 것.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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