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발레오, 최악의 '폐업' 사태는 막아야

입력 2010-02-22 10:40:37

프랑스계 다국적 기업인 경주의 발레오전장시스템스가 정상적인 회사의 경영이 어렵다며 지난주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급기야 사측은 "내달 이사회에서 한국 철수를 안건으로 올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공장은 직원 870여 명으로 경주 지역 자동차 부품 회사 중 큰 규모여서 철수 안건이 통과될 경우 근로자들 생계는 물론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이 우려된다.

이번 직장폐쇄는 사측의 경비'청소 직원 등의 외주화 추진과 이에 반발한 노조의 태업 등에서 비롯됐다. 2년 연속 적자 등 경영 여건 악화에 따른 노사 간 감정 대립이 끝내 대화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파국을 향해 치닫고 있는 것이다. 사측은 노사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최악의 사태가 올 수 있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실제 천안 소재 발레오공조코리아가 지난해 근로자들을 전원 해고하고 폐업한 전력이 있어 이대로 가다가는 최악의 사태가 우려되는 것이다.

발레오 사태를 지켜보면서 안타까운 것은 어려운 때일수록 노사가 조금씩 양보하고 힘을 보태 위기를 극복해 가려는 상생의 의지가 부족해 보인다는 점이다. 물론 '일거리 나누기' 시도 등 나름의 노력도 없지 않았지만 진심으로 노사가 회사를 살리려는 의지가 절실한지 의문이 드는 것이다. 근로자 밥줄이 걸린 직장을 폐쇄하고 섣불리 철수라는 말까지 꺼낸 것이나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노조의 태도는 결국 모든 것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

우리 노사 문화의 일그러진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준 지난해 '코레일 파업'과 같은 불행한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코레일의 경우 파업의 여파가 파면'해임 등 대규모 징계로 이어지고 있고, 경주 발레오는 지금 폐업의 위기에까지 직면해 있다. 이런 극단적인 사태는 노사 모두가 원치 않는 결과다. 마주 달리는 열차 꼴이 나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노사가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조금씩 풀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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