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 다른 계파간에는 예의도 없다?

입력 2010-02-12 10:03:39

최근 국회의원 회관 복도에서 마주친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포항남·울릉)의 안색이 좋지 않아 보였다. 동생인 이명박 대통령의 처남 상가에서 사흘 동안 상주 역할을 해 피곤해 보였다.

다른 일도 있었다. 이 의원이 상가를 지킨 3일간 친박근혜계 의원들이 단 한 명도 오지 않았다 한다. 조화도 하나 없었다.

박근혜 전 대표와 이 의원은 차떼기 정당 이미지를 털기 위해 천막당사에서 함께 고생한 대표와 사무총장 사이였다. 옛정을 생각해서라도 이 의원이 박 전 대표의 문상을 내심 바랐을지 모른다. 이에 앞서 이 의원의 사실상 어머니 역할을 했던 큰누님이 작고했을 때도 친박계 인사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친박계로서 조화는 박종근 한나라당 의원(대구 달서갑)만 보냈다.

그런 박 의원도 원내 지도부에 속한 친이계 핵심 인사로부터 '무례'를 당했다. 국제경기지원특위원장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실무진으로부터 그것도 일방통보식으로 받았다. 특위위원장은 사전에 당사자와도 상의해야 하고 원내대표가 정중하게 맡아달라고 하는 것이 통례지만 너무 성의가 없었던 것이다. 특히 원내지도부는 박 의원에게 특위원장을 맡아달라고 하기 전 친이 핵심 중진 의원에게 삼고초려(三顧草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박 의원은 위원장직을 고사했고 황우여 의원이 임명됐다.

사정을 알고 있는 한 의원은 "친이계인 안상수 원내대표가 같은 계파 중진에게 주려다가 여의치 않자 친박 의원에게 떡 하나 던져주듯 (특위원장을)주려고 했다"며 "4선 의원이자 당의 중진에 대한 예의에서 벗어났다"고 꼬집었다.

친이-친박 계파 갈등이 수장(首長) 간 갈등으로 확산될 우려가 나오는 마당이지만 상가(喪家)와 특위위원장 선임 과정에서 노출되고 있는 '무례'(無禮)를 지켜보자니 씁쓰레하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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