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은 우리 아이들에게 과연 꿈과 희망을 주고 있을까?
대형마트나 고속도로 휴게소 간이서점 입구에 들어서면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공간에 놓여있는 책들은 잘 팔리는 책일 것인데 유독 많이 진열되어 있는 분야의 책은 아동용 공룡 관련 서적들이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갓 입학할 무렵의 아이들이 공룡을 좋아해 그와 관련된 많은 책들이 출판돼 팔려나가고 있다. 아이가 공룡을 좋아해 많은 종의 공룡 이름을 줄줄 외우고 국내의 공룡박물관이나 공룡발자국화석 산지 혹은 경남 고성공룡엑스포에서 공룡관련 체험활동을 다녀왔다는 학부모들의 얘기를 종종 듣는다. 하지만 정작 초·중·고등학교 시절을 거치는 동안 그 많던 공룡을 좋아하던 아이들은 온데간데없이 다 사라진다. 수능을 마친 고3 학생들에게 아직도 공룡을 좋아하냐고 물어보면 헛웃음으로 대답한다. 어릴 적 철모르던 시절에 연예인을 쫓아다니던 시절 마냥 공룡을 좋아하던 것도 한때의 치기로 여기는 것을 보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이것은 공룡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라 과학 전반과 관련된 사회현상이기 때문이다.
무엇이 아이들로 하여금 공룡에게서 점점 멀어지게 하는 것일까? 그것은 책이나 영상을 통해 접하던 것이 실제 생활에서 접하는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결국은 일상생활이 아닌 지식의 일부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배운 것을 학교 밖 실생활에서 접할 수 없다면 죽은 지식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과학교육은 실험과 자연에서의 체험을 중시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공룡 화석이 전혀 발견되지 않던 1980년대 말까지만 해도 가끔 TV 뉴스 시간에 꽤 오랜 시간에 걸쳐 공룡발자국 혹은 공룡관련 화석이 발견되었다고 호들갑을 떠는 뉴스를 종종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중생대 지층이 분포하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흔하게 발견되는 공룡관련 화석을 일본은 당시 매우 중히 다루었다. 1989년에는 일본 본토 중부의 서해안에 위치한 후쿠이현에서 2㎝ 길이의 공룡발톱이 발견된 후 이를 단서로 주변 산 수십m를 깎았다. 그 결과 후쿠이사우루스와 후쿠이랩터라는 학명이 부여된 일본산 공룡화석 2마리를 발굴해냈다. 발굴된 표본을 토대로 2000년 7월 개관한 후쿠이현립 공룡박물관은 캐나다 티렐왕립박물관, 중국 사천성 자공공룡박물관과 더불어 세계 3대 공룡박물관으로 성장하게 됐다. 구석진 곳에 위치한 이름 없던 마을이 세계적 공룡명소로 발돋움하는 전례를 남겨 이젠 일본 내에서 유일의 공룡박물관으로 명성을 떨치고 수많은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공룡관련 화석이 곳곳에서 발견되지만 특히 아쉬움이 남는 발견이 있다. 1998년 경북 의성군 봉양면에 위치한 중앙고속도로 의성 톨게이트 조성을 위해 야산 사면을 절개하던 중 초식공룡인 용각류(목긴공룡)의 뼈가 일부 노출된 상태로 발견됐다. 하지만 발굴 방법 및 비용 문제 등으로 2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 그대로 방치돼 있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2011년말 개관을 목표로 작년 말에 기공식을 치른 국립대구과학관의 중앙 현관에 대구경북에서 발굴된 공룡화석이 관람객을 맞이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기대해 본다.
김태완(청구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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